떠나는 민갑룡 청장.."지난 2년은 경찰 인생 클라이막스"

이승환 기자 2020. 7. 2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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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갑룡 경찰청장이 23일을 끝으로 30여년 동안 입었던 경찰관 제복을 벗는다.

민 청장은 이날 오후 4시40분 서대문구 미근동 본청 문화마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지난 2년은 경찰 인생의 클라이막스였다"며 "가죽을 벗기듯 어렵고 힘들다는 개혁 작업에 흔쾌히 동참해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전남 영암 출신인 민 청장은 경찰대 4기로 졸업한 뒤 1988년 경위로 임용됐다.

지난 2003년 임기제 도입 이후 2년 임기를 채운 경찰청장은 민 청장까지 총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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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채운 4번째 청장.."국민적 기대에 어깨 무거워"
수사권 조정 기반..후속 작업은 후임자의 과제로
민갑룡 경찰청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제21대 경찰청장 이임식’에서 직원들의 박수에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2020.7.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민갑룡 경찰청장이 23일을 끝으로 30여년 동안 입었던 경찰관 제복을 벗는다. 민 청장은 "정들었던 제복을 벗고 따뜻한 시민경찰(市民警察)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민 청장은 이날 오후 4시40분 서대문구 미근동 본청 문화마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지난 2년은 경찰 인생의 클라이막스였다"며 "가죽을 벗기듯 어렵고 힘들다는 개혁 작업에 흔쾌히 동참해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가 언급한 '개혁 작업'은 '경찰 66년 숙원'으로 꼽혔던 수사권 조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경찰은 '숙원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민 청장은 "경찰 개혁과 안전 가치에 대한 거대한 역사적 소명과 국민적 기대 속에 어깨가 무거웠다"며 "동료 여러분이 너무나 헌신적으로 함께해준 덕분에 한 발 한 발 전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권 개혁이란 오랜 숙원도,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은 지혜와 역량 위에서 가능했다"며 "원칙과 상식, 순리와 진리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대명제를 다시금 깨닫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임기 동안 민 청장은 수사권 조정을 놓고 검찰과의 힘겨루기 상황에서 경찰의 입장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5월 경찰 내부 게시판에 '수사권 조정은 국민의 오랜 요구'라는 글을 올려 검찰과 정면으로 부딪쳤다. 검찰 내부에서 수사권 조정 반발기류가 확산하던 시점이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제21대 경찰청장 이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0.7.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경찰청 관계자는 "무엇보다 민 청장은 '수사권 조정'에 대한 소신과 신념이 있었다"며 "수사권 조정을 비롯해 민 청장이었기 때문에 실현했던 성과가 많다"고 평가했다.

민 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위기로 방역현장에 투입됐던 경찰관의 노고를 치하하는 한편 현장 인력의 처우와 복지가 부족한 현실도 지적했다.

그는 "방역 현장의 한복판에서 그 누구보다 헌신하고 봉사하는 경찰관들을 봤다"며 "주어진 역할과 책임의 무게감에 비해 상응한 처우와 복지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수사권 조정과 함께 경찰 개혁 핵심 과제로 주목 받았던 자치경찰제를 도입하지 못한 것에 아쉬운 마음도 털어놨다.

민 청장은 "자치경찰제를 비롯한 굵직한 개혁 과제도 미완으로 남기게 돼 미안한 마음"이라며 "현안에 쫓겨 여러분과 자주 만나지 못하고, 마음 터놓고 정담을 나누지 못해 아쉽기도 하다"고 했다.

전남 영암 출신인 민 청장은 경찰대 4기로 졸업한 뒤 1988년 경위로 임용됐다.

그는 서울 송파경찰서장, 광주경찰청 제1부장, 인천경찰청 제1부장을 지냈고 경찰청 혁신기획단과 수사구조개혁팀 등 태스크포스(TF, 전담조직) 부서에서 기획력을 인정받았다.

2018년 7월24일 청장 업무를 시작한 민 청장은 731일간 임기를 모두 채웠다. 지난 2003년 임기제 도입 이후 2년 임기를 채운 경찰청장은 민 청장까지 총 4명이다.

민 청장은 취임사에서 언급한 로버트 필(1788~1850)의 경구를 경찰 마지막 출근 날 다시 소개했다. '경찰이 곧 시민이고 시민이 곧 경찰'이라는 경구다. 로버트 필은 영국의 정치가로 근대적 경찰제도의 기초를 확립한 인물이다.

그는 "'경찰이 곧 시민이고 시민이 곧 경찰'이기 때문에 저는 다시 시민경찰로서 우리 사회의 정의로움과 공동체의 평화와 질서를 지키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임식에는 장하연 경찰청 차장, 각 부서 국장을 비롯한 약 100명이 참석했다.

민 청장은 오는 24일 취임하는 것으로 예정된 후임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를 언급하며 "따뜻한 인품과 탁월한 실력을 겸비한 훌륭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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