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겸심 아들·딸 동양대 직인 동일"..포렌식 공개(종합)

옥성구 2020. 7. 2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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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재판서 당시 분석 결과 공개
수사관 "오려넣은 것 분명해 보인다"
검찰, '타임라인'으로 혐의 입증 강조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자녀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의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7.23.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옥성구 고가혜 기자 =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서 아들 상장 직인 파일과 딸 표창장 직인 파일이 동일하다는 디지털 포렌식 결과가 공개됐다. 또 정 교수가 자신의 경력증명서를 수정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권성수·김선희)는 23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정 교수의 입시비리 관련 혐의 중에는 지난 2013년 6월 자신의 주거지에서 컴퓨터를 통해 아들의 상장을 이용해 딸의 동양대 총장 명의의 최우수봉사상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가 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아들의 상장을 스캔한 후 이미지 프로그램을 이용해 캡처해 워드 문서에 삽입하고, '동양대 총장 최성해(직인)' 부분만 캡처 프로그램으로 오려내는 방법으로 '총장님 직인' 제목의 파일을 만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날 증인신문 과정에서 검찰은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범행 시점으로 특정한 2013년 6월16일의 '타임라인'을 공개했다. 타임라인에 따르면 지난 2013년 6월16일 오후 2시23분께 동양대 PC 1대에서 '직인.JPG'라는 파일이 다운됐고, 2분 뒤 '인턴십확인서(호텔3)'이 열람된다. 이 파일은 딸 조씨 이름의 폴더에 저장돼 있었다.

같은날 오후 4시20분 아들 조씨의 상장이 '총장님 직인.PNG'라는 파일명으로 저장됐고, 20분 뒤 워드 문서에 삽입된 형태로 내문서 폴더에 저장된다. 이후 동양대 총장 직인이 캡처되고 확장자가 JPG 형태로 저장된 후 PDF 파일로 변환됐다.

검찰은 이같은 작업을 정 교수가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검찰 수사관 이모씨도 검찰 주장을 뒷받침하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이씨는 당시 동양대 PC 2대를 디지털 포렌식한 뒤 분석 보고서를 작성한 인물이다.

검찰이 'PDF 파일 직인 부분이 블록으로 처리됐다. 이것만 봐도 오려 넣은 게 분명한 것인가'라고 물었고, 이씨는 "맞다"라고 답했다. 또 이씨는 아들 조씨 상장 직인 부분과 딸 조씨 표창장 픽셀 크기가 '1072X371'로 동일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아울러 검찰은 정 교수가 자신의 경력증명서를 수정한 정황도 제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PC 속 경력증명서는 3년5개월에서 8년2개월로 변경됐다. 검찰이 '인감 부분을 오려 넣은 것이 딸 조씨 방식과 유사하나'고 묻자, 이씨는 "비슷한 방식"이라고 답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검찰이 증인신문에 앞서 추가 증거를 제출해 이씨에 대한 반대신문을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며 추후에 반대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의 주신문이 끝난 뒤 변호인은 "(검찰이) 어떤 가설을 세워놓고 가설에 맞는 포렌식을 해서 그것만 추출한 부분이 꽤 많다"면서 "반대신문에서는 저희의 가설에 맞는 것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겠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지난해 9월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휴대폰으로 전송된 조국 딸의 동양대학교 표창장을 보고 있다. 2019.09.06. jc4321@newsis.com

이날 또 다른 증인으로 나온 대검찰청 문서감정 담당자 윤모씨의 증언에서도 비슷한 정황이 드러났다. 윤씨는 딸 조씨의 부산대 및 서울대 제출 사본에서의 직인과 진짜 총장 직인을 직접 비교해 분석했다.

윤씨의 감정보고서에 따르면 부산대 및 서울대 제출 사본 직인이 진짜 총장 직인보다 가로가 더 길고 전체적으로 인영(도장의 형적)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딸 조씨 표창장은 다른 학생들의 상장 및 수료증과 비교해 미세한 흠점이나 번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검찰이 '직인 포함 부분을 오려붙였기 때문이라고 합리적 추론이 가능해 보인다'라고 하자, 윤씨는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된다"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마지막 증인으로는 장경욱 동양대 교수가 나왔다. 장 교수는 앞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 딸이 실제로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영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표창장 위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주장해왔다.

장 교수는 "당시 인터뷰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통해 나가게 됐다"며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우리학교 현실하고 다른 내용을 너무 기정사실인 것처럼 말해 바로잡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양대 강모 교수로부터 딸 조씨가 (2012년) 여름에 봉사활동을 나왔다는 말을 들었다"면서도 "당시 강 교수가 조씨에게 표창장을 주자고 추천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강 교수는 틀림없이 본인이 추천했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강 교수는 지난해 9월 언론에서 딸 조씨의 표창장을 본인이 추천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아울러 장 교수는 "동양대 표창장은 서식마다 사용자 특징이 있는데 딸 조씨의 서식은 (직인 등) 파일을 오려 넣으면 페이지에서 나가버리게 되는 형식"이라며 "공소장의 방식으로는 제가 알기에 위조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gahye_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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