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찬사 속 국내 의료진 '번아웃' 심각 [뉴스 인사이드]

정지혜 2020. 7. 2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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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에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은 'K방역'의 성과는 국내 의료진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들도 의료 현장의 '번아웃'(극도의 피로감 호소)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호소한다.

이런 상황에서 닥친 코로나19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교육시킬 인력도, 시간도 없는 상황에서 이들은 보호장구를 어떻게 입고 벗는지조차 모른 채 현장에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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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대부분 제대로 교육 못받고 투입
휴식시간 보장 없이 10일 연속 근무까지
"한국판 뉴딜, 건강권보다 병원 이익 집중"
지난 6일 청와대 앞에 모인 간호사들이 코로나19에 더욱 심각해진 인력 부족 문제와 열악한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 제공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에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은 ‘K방역’의 성과는 국내 의료진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들도 의료 현장의 ‘번아웃’(극도의 피로감 호소)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호소한다. 23일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소속 활동가인 이민화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씨는 “한국의 간호사들은 평소에도 해외에 비해 2∼3배의 환자를 봐 왔으며, 폭언과 폭행에도 일상적으로 시달리지만 병원은 여유 인력을 절대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갑자기 아프거나, 임신을 하거나, 개인 사정으로 근무표를 지키지 못하면 민폐이기 때문에 사실상 병가를 낼 수 없는 현실이다. 이씨는 “사람이 아니라 ‘기계’처럼 다뤄지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닥친 코로나19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기존 간호 인력도 부족한 실정에 코로나19 보호장구를 입고 교대로 일해야 하니 노동 강도가 더욱 심해진 것이다.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했을 당시를 떠올려 보면 “어느날 갑자기 아무 교육 없이 코로나19 병동에서 일하게 된 간호사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교육시킬 인력도, 시간도 없는 상황에서 이들은 보호장구를 어떻게 입고 벗는지조차 모른 채 현장에 투입됐다. 적은 인력으로 돌아가는 탓에 근무표는 매일 바뀌고, 10일 연속 일하며 휴식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의료연대본부와 함께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3일까지 ‘청와대로 찾아간 간호사들’ 시위를 통해 5가지 요구사항을 외쳤다. 간호사 1명당 환자 수 줄이기,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 제대로 된 교육 시스템 보장, 감염병 대응 세부지침 마련, 공공병원 설립이 그것이다.

그러나 아직 이렇다 할 답변이나 진전 사항은 없다고 이씨는 말했다. 지난 14일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정책에도 실망감을 표했다. 그는 “사람들의 건강권보다 병원의 이익에 집중한 정책 발표가 유감스럽다”며 “비대면 진료 등의 문제보다 의료 인력 충원 같은 근본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정부가 더 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한국의 간호사 양성 및 배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아 향후 과잉 공급을 우려할 정도이지만, 병원에 취업해 활동하는 간호사는 전체 면허 소지자의 5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 바 있다. 애초에 병원이 충분한 인력을 채용하지 않는 데다 취업한 이들도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로 인해 초기에 그만두거나 해외 취업을 알아보는 실정이다.

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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