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다 안전할 것 같아 한국행" 뮤지션 피치의 2주 격리 결산

임병선 2020. 7. 26.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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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해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북한 이탈주민이 개성을 통해 월북한 데 따라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올리기로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지난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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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의 일처리에 믿음, 여행은 권하고 싶지 않아졌다"

[서울신문]

미국이 한국만큼 안전하지 않아 14일의 호텔 격리쯤은 감수하겠다며 한국행을 결행한 미국 젊은이가 있다.

26일 비즈니스 인사이더 닷컴에 따르면 음악인 피치(19)가 미국을 떠나기로 마음 먹은 것은 코로나19 확산이 전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잠잠해지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지난달 시위 도중 경찰들과 여러 차례 맞닥뜨렸는데 통금인데도 귀가 길을 막는 등 정나미가 떨어지게 했다. 거리에 나가면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

여러 모로 한국이 미국보다 안전할 것 같았다. 하던 일 때문에 한국인 몇 명을 만나야 했던 것도 한국행 결심을 굳히게 했다. 그렇게 관광 비자로 체류할 수 있는 3개월 머무를 심산으로 출국했다.

처음에는 아이슬란드를 생각했는데 미국인들을 받아주지 않았다. 서울에 가면 2주 동안 격리돼야 해 호텔에서의 격리 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뉴욕 공항에서부터 격리되는 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니 나중에 귀국해서라도 문제 삼지 않겠다는 각서를 쓴 뒤에야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그는 2000달러쯤 된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격리를 끝내고 나서 지불한 것은 1500달러였다.

대한항공 여객기를 탔는데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옆 좌석에는 아무도 앉지 않게 자리가 배정돼 있었다. 인천공항에 착륙한 뒤 서류를 작성하고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매일 증상이 발현되는지를 체크하게 했다. 한국인 후견인이 있어야 한다며 서울의 친구 전화번호를 적게 했다. 당국 요원은 공항에 있는 동안 그 친구와 통화까지 해 맞는지 확인했다.

피치는 “격리 내내 매일 증상이 나타나면 기록을 남기라고 하고 작은 온도계를 줘서 체온을 측정하게 한 뒤 결과를 보내도록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엄청 빨리 곧바로 전화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공항에서 격리 호텔로 가는 버스 안에는 4명이 더 있었다. 15분을 달려 호텔에 도착했다. 영종도의 호텔이 아닌가 싶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바이러스 검사를 했는데 음성 판정이 내려졌다. 모두가 의료장구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방호복 비슷한 차림을 갖추고 매우 주의깊게 일처리를 한다는 느낌을 줬다. 그는 “그들이 모든 일을 처리하는 방식에 깊은 감명을 받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일은 사람들이 “정부 말을 믿지 않는” 미국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법하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객실을 벗어날 수 없었지만 그렇게 참담하지 않았다. 세 끼니 음식과 충분한 주전부리를 문 앞에 갖다 줬고 와이파이와 음악 등 소일거리를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봉지 안에 쓰레기를 담아 문 앞에 놔두면 가져갔다.

음식 맛은 별로였지만 양은 충분했다. 음악을 만들고 한국어를 배우고 가상공간에서 친구들을 사귀고 넷플릭스 영화를 즐겼다. 여행을 갈망한다면 그는 객실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자신이 충분히 즐기고 감당할 수 있겠는지 따져보라고 조언했다.

피치는 또 틱톡에 자신의 격리 생활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올려놓아 다른 이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에서의 격리 생활이 나쁘지 않았고 틱톡을 통해 확인한 다른 이들도 비슷했기 때문에 한국은 여행할 만한 나라란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한 소녀는 인천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호텔에서 격리 생활을 견뎠는데 정부가 의무적으로 실행하는 격리란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2월 첫 한국 방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었는데 틱톡에 브이로그를 재개했다. 사람들이 질문하면 그는 답을 해줬다.

그는 한국이 대다수 나라보다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하지만 당장의 안전 위험과 격리 비용 때문에 모든 이들이 즉각 여행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솔직히 그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아이디어를 주고 싶지 않다. 사람들에게 여기 오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여기 한국이 ‘약간 천국’이라고 해서 모두가 자기 나라를 떠나 이곳에 오라고 부추길 수는 없다. 모두가 여기 오는 게 좋은 생각이라고 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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