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동양인인데..중국 '한국인은 눈이 작다' 비하 왜?[관심집中]

오진영 기자 2020. 7. 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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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소속의 한중 합작그룹 'UNIQ'의 멤버 왕이보의 눈 찢기가 논란이 됐다.

중국 내에서 '한국인은 눈이 작다'는 편견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는 중국의 인기 싱어송라이터 리룽하오(이용호)다.

일각에서는 'Slant-eyes'(눈 찢기)의 주 피해자가 중국인인 만큼 다른 나라 국민을 향해 '눈이 작다'고 비하하기보다는 인종차별 근절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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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슈퍼리그(축구리그)에서 뛰고 있는 아르헨티나 국적의 축구선수 에제키엘 라베치(당시 허베이 화샤 싱푸)가 공식 홍보 프로필 촬영에서 양 손으로 눈을 찢는 제스처를 해 논란에 휘말렸다. / 사진 = 중국 슈퍼리그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소속의 한중 합작그룹 'UNIQ'의 멤버 왕이보의 눈 찢기가 논란이 됐다. 왕이보는 지난해 한 잡지사의 공식 계정에서 '눈 스트레칭'이라는 설명과 함께 눈을 찢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일부 팬들은 이 동작이 한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주장을 펼쳤고, 다른 팬들은 '단순한 눈 스트레칭일 뿐'이라며 반박했다. 이 동작이 한국인을 겨냥해 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중국 내에 '한국인은 눈이 작다'고 무시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중국의 SNS인 웨이보 등에 '작은 눈'을 검색하면 '한국인은 눈이 작다' '눈이 작은 한국 스타' 등의 글이 잇따라 검색된다.
눈 작은 가수는 한국 사람?…중국 내 '작은 눈' 편견
중국의 인기 싱어송라이터 리룽하오(왼쪽)와 그가 눈이 작아 한국인인 줄 알았다는 SNS 글들(오른쪽). /사진 = 웨이보, 바이두

중국 내에서 '한국인은 눈이 작다'는 편견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는 중국의 인기 싱어송라이터 리룽하오(이용호)다. 리룽하오는 중국 동부 안후이성 출신이지만, 눈이 작다는 이유로 '한국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아버지가 리룽하오를 향해 "눈이 작으니 한국 사람 아니냐"고 말했다는 글을 게시한 뒤 "리룽하오의 노래가 참 좋은데 안됐다. 한국 사람처럼 성형 수술을 할 수도 없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쌍꺼풀이 없는 한국 배우들도 '한국인은 눈이 작다'는 편견의 희생양이다. 이민호나 김수현, 김고은 등이 언급될 때마다 어김없이 '눈이 작은 한국인'이라는 댓글이 달리며, '손구왕(축구의 왕)'이라는 중국 별명을 가진 손흥민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현지인들은 이같은 편견의 원인으로 범람하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에 대한 반감을 꼽는다. 일부 중국인들이 자국 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한국 문화를 폄하하기 위해 '한국인은 눈이 작다'는 프레임을 만든다는 분석이다.

'런닝맨'을 좋아해 수 차례 한국에 다녀갔다는 베이징 거주자 A씨(26)는 "같은 동양인인데 사실 눈 크기가 차이나면 얼마나 나겠나"라며 "일부 커뮤니티서 한국에 대한 반감 등을 조장하기 위해 (소문을) 퍼뜨리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중국도 '눈 찢기' 피해자…그런데 한국엔 왜?
세계로 눈을 돌려 보면 중국도 '눈 찢기' 인종차별의 피해자다. 서양에서는 중국인을 비하할 때 작은 눈을 뜻하는 'Shrimp eye'(새우 눈)나 'Chink'(칭크·작은 틈)라는 용어를 쓴다.

미국의 쇼핑몰 아마존과 eBAY는 2018년 어린이 의류 광고를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과정에서 백인 어린이 두 명이 '눈찢기' 동작을 하는 이미지를 첨부했다. 그러면서 "중국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의류"라는 표현을 덧붙였다.

4년간 중국 슈퍼리그에서 활약한 허베이 화샤 싱푸의 에제키엘 라베치(아르헨티나)는 2017년 팀의 공식 프로필 촬영에서 눈을 찢는 포즈를 취했다. 당시 중국 축구팬들은 개인 SNS가 아닌 팀의 공식 촬영에서 인종차별을 했다며 분노한 바 있다.

영국에서는 교육표준청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초등학교가 중국에 대한 수업을 하던 중 학생들에게 중국 의상을 입히고 눈찢기 동작을 시킨 채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은 학급 창문에 걸렸으며 논란이 일자 교장이 부랴부랴 사과했다.

일각에서는 'Slant-eyes'(눈 찢기)의 주 피해자가 중국인인 만큼 다른 나라 국민을 향해 '눈이 작다'고 비하하기보다는 인종차별 근절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과 한국에 체류한 경험이 있는 가나 국적의 B씨(28)는 "어느 나라 인종의 눈이 크고 작고를 논하기보다는 근본적인 인종차별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흑인들끼리 누가 더 키가 크고 얼굴이 잘 생겼고 하면서 논쟁을 벌이면 우습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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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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