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동력] 배터리 혁명, 전고체 배터리

박소연 2020. 7. 2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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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EV 콘셉트카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리튬 이온 배터리의 4대 구성요소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입니다. 양극과 음극 사이를 리튬이온이 이동하면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것이죠.

현재 우리가 스마트폰이나 전동공구, 전기자전거, 전기자동차 등의 어플리케이션에 사용하는 리튬이온배터리의 경우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전고체 배터리는 바로 이 배터리의 4대소재 중 전해질이 액체에서 고체로 바뀐 배터리입니다.

구조적으로 살펴보면 리튬이온배터리의 경우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접촉을 방지하는 분리막이 위치하고 액체 전해질이 양극, 음극, 분리막과 함께 있지만,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는 분리막 대신 고체 전해질이 분리막의 역할까지 대신하고 있습니다.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함에 있어 사용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바로 안전성입니다.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다 보니 온도 변화로 인한 배터리의 팽창이나 외부 충격에 의한 누액 등 배터리 손상 시 화재나 폭발 등의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이에 반해 전해질이 고체인 전고체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단단해 안정적이며, 전해질이 훼손되더라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안전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야 하는 이유

그렇다면 왜 많은 배터리 업체들이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전기차용 배터리 용량을 높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체해 자동차업계의 주류로 성장할 것이라는 사실은 많은 시장조사기관에서 예측하고 있습니다. 전기차가 확실한 대세가 되기 위해서는 핵심부품인 전기차용 배터리 용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전기차용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야 하는 첫번째 이유는 바로 주행거리입니다. 현재 운행 중인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내연기관차의 600~700㎞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터리의 용량을 늘리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배터리의 개수를 늘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배터리 가격 상승과 공간 효율성을 저해시키기 때문에 실현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기존에 배터리가 발전해왔던 것처럼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쪽으로 연구개발을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도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기차용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지속적으로 향상시켜왔기 때문입니다.

이는 배터리의 발전과도 일맥상통하는데요. 지난 한 세기 동안 배터리는 에너지밀도 증대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기술발전이 진행됐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은데요, 그 이유는 바로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안전성과 관련된 부품들을 줄이고 그 자리에 배터리의 용량을 늘릴 수 있는 활물질을 채웠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가 높아진 것입니다. 그만큼 공간 활용도가 높다고 볼 수 있지요.

전고체 배터리로 전기차 배터리 모듈, 팩 등의 시스템을 구성할 경우, 부품 수의 감소로 부피당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어서 용량을 높여야 하는 전기차용 배터리로 안성맞춤입니다.

전기차용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야 하는 두번째 이유는 바로 자율주행 때문입니다. 자율주행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 받고 명령을 내려야 해 차량 내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게 됩니다.

자율주행차량의 경우, 급격한 데이터 사용의 증가로 배터리 용량의 증가는 필수적입니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투세라(Tuxera)는 자율주행차가 하루 동안 사용한 데이터 양이 11TB라고 발표했습니다.

참고로 축구장 4개 크기인 반도체 공장에서 하루 45TB의 데이터가 발생한다고 하니, 자율주행차의 데이터 발생량이 엄청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데이터 처리량이 많아질수록 전력 소비도 많아지겠죠.

◇전고체 배터리 개발 동향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연구개발 단계이지만 많은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소재 업체들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토요타는 2008년에 차세대 배터리 연구소를 출범하며 정부 및 학계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한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고, 독일 폭스바겐은 미국의 퀀텀스케이프와 BMW는 솔리드파워와 각각 협력해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2025~2026년경 출시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무라타와 히타치, 교세라, 도레이, 스미토모화학 등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아직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할 만한 수준의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고, 현재로서는 에너지밀도가 낮고 수명, 가격은 비싸기 때문에 전고체 배터리 양산은 2025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글로벌 배터리 기업인 삼성SDI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자체 개발 프로젝트 외에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일본연구소와 협력해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지난 2013년부터 모터쇼나 배터리 관련 전시회에서 중장기 전고체 배터리 기술들을 선보였는데요. 현재는 요소기술 개발단계로 상용화는 2027년 이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3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800㎞, 10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크기는 반으로 줄일 수 있는 원천 기술을 담고 있는 이 연구내용은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게재되기도 했습니다.

전기차가 더 멀리, 안전하게 주행하기 위해서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은 꼭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로 상용화까지는 많은 시간과 난관이 있을 수 있지만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은 미래 기술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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