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성공" 평가 무색..재확산 위기 맞은 코로나 모범국들
봉쇄 완화하자 감염자 속출..경제 활성화 대신 다시 방역 강화
미국·브라질 등 연일 신규 환자 수 최대치 기록 "확산세 계속"
[경향신문]
코로나19 발병 초기 대규모 지역사회 감염을 막아 ‘방역 모범 국가(지역)’로 불렸던 국가들이 이전 평가가 무색하게 재확산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급증하면서 다시 봉쇄 조치를 꺼내든 홍콩, 호주, 이스라엘 등이 대표적이다. 베트남에선 100일 만에 지역사회 감염자가 나왔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세는 날로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 1~3월 코로나19가 확산할 때 홍콩과 대만, 뉴질랜드, 싱가포르, 이스라엘, 한국, 호주 등이 방역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몇 곳을 빼고 ‘모범국’들마저 줄줄이 2차 대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 CNN 방송은 “‘방역이 성공했다’는 평가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싱가포르는 지난 4월 말 이주노동자 숙소를 중심으로 가장 먼저 ‘2차 확산’을 맞았다. 위생여건이 좋지 않고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가 어려운 이주노동자들의 집단생활에 대한 당국의 방역 조치가 미흡했기 때문이었다. 싱가포르가 특정 거주지에서 집단발병한 것과 달리 다른 ‘모범국’들에선 지난달 말부터 감염 경로를 추적하기 어려운 지역사회 감염이 재확산했다. 5월 이후 경제활동 재개와 함께 각국 방역 조치가 느슨해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홍콩은 물리적 거리 두기, 학교·상점 폐쇄, 항공 운항 중단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 4월 말 무렵 하루 신규 환자가 10명 안팎으로 줄었다. 그에 따라 5~6월 단계적으로 봉쇄 조치를 완화했는데, 이달 초부터 하루 환자 수가 두 자릿수로 늘기 시작했다. 지난 24일 123명, 25일엔 133명의 환자가 나왔다. ‘일일 신규 환자’ 규모는 다르지만 이스라엘, 호주 등도 홍콩과 비슷한 상황이다.
앞서 각국 지도자들은 ‘방역 성공’을 공언하면서 경제 활성화를 약속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4월18일 “이스라엘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세계적 모델이 되고 있다. 경제 재개도 모범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5월8일 “이제 경제를 살려 호주인들이 다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각 당국은 방역 조치를 다시 강화했다.
모든 외국인의 입국 금지 등 가장 강력한 방역을 취한 나라 중 하나인 베트남에서도 100일 만에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나왔다. 다낭에서 25~26일 감염 경로를 확인하기 어려운 환자가 나온 것이다. 당국은 밀입국을 통한 전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에 나섰다.
미국과 브라질, 인도 등에서 연일 신규 환자 수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세는 잡히지 않고 있다. 25일 로이터통신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일일 신규 환자 수’가 ‘최다’를 기록한 국가가 37개국에 달했다. 이전 주에는 20개국, 그 전주에는 13개국이었다. 로이터통신은 “보건 시스템이 잘 갖춰진 국가들의 정보만 토대로 한 것”이라며 정확한 감염 규모를 보고하기 어려운 나라들을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수 있다고 전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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