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코로나 선원 입항 러시에 우리 정부 부담 치료비도 눈덩이

1인당 평균 치료비 800만원..현재 러 선원만 74명, 치료비 어림잡아 6억2천만원
치료비 지원 논란에..정 총리 "외국인 확진자 치료비 본인 부담 추진"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산항에 입항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러시아 선원이 계속 증가하면서 치료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4일 부산의료원에 따르면 이달 의료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퇴원한 러시아 선원 20명에 대한 평균 치료비는 평균 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치료비는 일반적으로 입원 시기와 환자 중증도에 따라 결정된다.

이달 치료를 끝내고 퇴원한 러시아 선원 20명은 비교적 경증이고 퇴원 시기가 빨라 1인당 치료비가 적게는 600만원에서 많게는 1천만원까지 나왔다.

현재 부산에서 치료를 받는 러시아 선원은 부산의료원에 54명, 부산대병원에 4명으로 총 58명이다.

1인당 치료비가 800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앞서 퇴원한 20명과 현재 입원한 58명을 더한 78명의 치료비는 모두 6억2천400만원에 달한다.

치료비도 문제지만 부산지역 코로나19 치료 병상을 러시아 선원을 비롯해 외국인 감염자들이 거의 차지하고 있는 것도 문제도 지적된다.

현재 감염병예방관리법에는 '외국인 감염병환자에 대한 치료 경비는 국가가 부담한다(제67조9)'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입국한 외국인 확진자 모두에게 진단검사, 치료비 일체를 우리 정부가 부담한다.

부산항 입항 러시아 선원을 포함해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외국인 7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해외 유입 사례가 꾸준하게 증가하면서 비용이 만만치 않고 이를 악용하는 사례까지 생길 것이 우려되자 정부도 고심이 깊어졌다.

또 최근 정부 조사에 따르면 21개 조사대상국 중 3분의 2가량이 외국인에게도 치료비를 부담시키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도 관련법 개정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염병 외국인 확진자에게 치료비를 국가가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강 의원은 "'한국에 가면 공짜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도는 등 외국인에 대한 치료비 전액 지원이 오히려 외국인 확진자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해외유입 외국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치료비를 본인이 내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외국인 환자의 입원 치료비 전부 혹은 일부를 본인이 부담하도록 하되, 외교 관계를 고려해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며 보건복지부가 관련 법 개정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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