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쇼크', 美 반도체산업 패권 시대의 종말 예고

한상희 기자 2020. 7. 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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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의 '직접 생산 포기' 선언은 그간 미국이 주도해왔던 한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인텔 최고경영자(CEO) 밥 스완이 전날 실적 발표회에서 그간 자사가 도맡아온 반도체 칩 생산을 대만 TSMC 등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데 대해 "인텔이 칩 생산을 아웃소싱하면 중요한 기술 전문 지식이 TSMC로 옮겨가게 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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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아웃소싱 통한 핵심기술 유출 우려"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 인텔.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의 '직접 생산 포기' 선언은 그간 미국이 주도해왔던 한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인텔 최고경영자(CEO) 밥 스완이 전날 실적 발표회에서 그간 자사가 도맡아온 반도체 칩 생산을 대만 TSMC 등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데 대해 "인텔이 칩 생산을 아웃소싱하면 중요한 기술 전문 지식이 TSMC로 옮겨가게 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블룸버그는 "인텔의 이런 움직임은 미 실리콘밸리를 넘어 세계 무역과 지정학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 스완 CEO의 '아웃소싱' 발언이 전해진 뒤 뉴욕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16% 넘게 폭락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초기 폭락 장세가 펼쳐졌던 올 3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30년 동안 업계 1위를 자리를 지켜 온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다. 그러나 인텔은 2009년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쇠락하기 시작했다. 인텔이 휴대전화 등 모바일 기기용 칩 대신 기존 개인용 컴퓨터(PC)와 서버 칩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는 사이 퀄컴 등 경쟁업체가 치고 올라온 것이다.

이와 관련 미 최대 금융서비스업체 레이몬드 제임스의 크리스 카소 애널리스트는 "한때 '완벽한 경영'을 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인텔이 경영 로드맵상의 실수 때문에 '충격적 실패'를 맞게 됐다"며 "인텔이 최상위 기술을 TSMC에 아웃소싱한다면 50년간 경쟁 우위를 지켜왔던 주요 원천을 포기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서스케하나 금융그룹의 크리스 롤랜드 애널리스트도 "인텔이 최신 공정 기술에서 밀려난 만큼 적어도 앞으로 반년 동안은 TSMC를 따라잡거나 능가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며 "아직은 가능성이 적은 얘기지만 인텔이 TSMC에 공장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스완 CEO는 자사의 반도체 제품을 "어디서 생산하는가는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고 주장했지만, 미국 내 정치권과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 등으로의 기술 유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도 "인텔의 반도체칩은 원자력발전소·우주선·제트기 등의 설계를 지원하는 컴퓨터와 데이터 센터는 물론, 정부가 핵심 정보를 신속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며 "모두 국가 안보와 직결돼 있는 분야"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인텔은 여전히 '우리 제품이 세계 최고'란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웃소싱 문을 열어둠으로써 미국 기술 패권의 마지막 보루 중 하나가 위태로워졌다"고 덧붙였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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