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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대우버스 공장 베트남 이전, 노조 합의 없이 안돼"

김지환 기자 입력 2020. 07. 26. 18:39 수정 2020. 07. 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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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자일대우상용차(대우버스)가 울산공장을 폐쇄하고 생산 작업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려던 계획에 일시적 제동이 걸렸다.

인천지법 부천지원은 지난 22일 금속노조가 대우버스를 상대로 제기한 ‘단체협약 위반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회사는 올해 12월31일까지 단체협약상 절차에 따른 노조와의 합의 없이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는 5개 차량을 베트남 및 기타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기 위한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결정했다.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8일 ‘대우버스 울산공장 폐쇄 철회, 베트남 이전 반대, 생존권 사수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마치고 울산시청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금속노조 제공


대우버스는 버스 제조, 판매업을 하는 법인으로 2010년쯤부터 울산공장으로 생산시설을 통합해 관리하고 있다. 베트남, 중국, 파키스탄, 코스타리카, 미얀마, 대만, 카자흐스탄 등 7곳에서 해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우버스는 지난 3월 회사 적자가 누적돼 울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12월31일까지 울산공장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베트남에 있는 공장을 주요공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 아래 지난 4월부터 7월쯤까지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던 제품 중 국내판매용 시내버스 2개 모델의 부품을 베트남 공장으로 반출하기 위한 KD(수출을 위한 포장 작업)를 발주했다.

또 6월30일까지 울산공장 계약직 직원들과의 계약을 종료한 뒤 퇴사조치를 했고, 6월15일부터 19일까지는 울산공장을 휴업했다. 6월22일에는 희망퇴직 시행을 공고했고, 7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추가 휴업이 진행 중이다.

노조는 회사가 사전 합의 없이 해외 이전을 위해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던 차량 부품들을 베트남 공장으로 반출해 단체협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2018년 10월23일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을 보면, 회사는 공장 이전 등에 대해 노조와 사전에 합의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아울러 그해 12월7일 회사 측 정낙영 전무는 “회사는 베트남 및 미얀마 신규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하는 합자사에서 생산된 완성차에 대해 역수입 및 국내판매는 하지 않는다” “기타 국내 생산차량의 해외공장 생산이전과 관련해 단체협약 12조(합의 의무)를 준수한다” 등의 확약서를 작성했다.

가처분 신청의 쟁점은 회사의 행위가 단체협약에 규정된 공장 이전에 해당하는지, 단체협약의 효력이 있는지, 회사가 단체협약을 위반했는지 여부 등 3가지였다.

재판부는 공장 이전 여부에 대해 “회사가 울산공장의 물적 설비 자체를 베트남 공장으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도 울산공장이 담당하던 차량 생산 작업을 베트남 공장으로 전부 이전해 회사의 생산량 조절 행위를 넘어선 실질적이고 종국적인 공장 이전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단체협약 효력 유무에 대해선 “회사가 현재 겪고 있는 (적자 등) 경영상 문제가 2018년 10월 단체협약 체결 당시 예측할 수 없었다고 보기 어렵고, 회사는 경영상 문제를 이유로 단체협약의 구속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며 “달리 회사에 단체협약 이행을 강요한다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리라는 점 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번 가처분은 회사의 울산공장 이전 행위 자체가 불합리한 경영 판단이라는 전제 하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회사가 단체협약에 따른 노조와의 사전 합의 절차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단체협약 구속력을 부인할 만큼 현저한 사정 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가처분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회사가 단체협약에 따른 합의 절차를 성실히 이행한 정도, 회사의 경영여건 등에 관해 급박한 변화나 위험 등이 있을 경우 이 같은 변화나 위험 등을 반영해 가처분의 효력 유지를 다시 판단할 필요가 있으므로, 가처분의 효력 기한을 올해 12월31일까지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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