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측 "문자메시지 조작해 의미 왜곡..입장 바꾼것 없어"(상보)"

김태은 기자 2020. 7. 26.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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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한동훈 검사장과 MBC 기자의 문자메시지 내용.

한동훈 검사장이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MBC 보도 당시 "신라젠 관련해서 대화나 발언, 통화를 한 사실 자체가 전혀 없다"고 부인했으나 부산고검에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나눈 대화에서 이같은 답이 거짓말로 드러난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한 검사장 측은 "상황과 답변 자체를 모두 왜곡한 전형적인 '조작' 시도"라고 일축했다. 한 검사장이 두 번에 걸쳐 보낸 문자메시지 중 첫번째 메시지는 생략한 채 두번째 메시지만 공개해 문맥을 무시한 데다 두번째 메시지에서도 한 검사장의 발언 일부를 삭제해 의미를 의도적으로 변형시키려 했다는 지적이다.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26일 페이스북에 '검언유착' 의혹을 최초 보도한 MBC 기자가 취재 당시 한 검사장에게 답변으로 받은 문자메시지를 입수했다며 이를 공개했다.

황 최고위원은 MBC 기자가 "신라젠 수사와 이철 대표에 대한 협박 등과 관련해서 이동재와 대화나 통화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면서 "한동훈은 분명 '신라젠 관련해서 대화나 발언, 통화를 한 사실 자체가 전혀 없다'고 답변했다. 과연 그런가?"라고 물었다.

황 최고위원이 공개한 문자메시지엔 한 검사장으로 추정되는 인사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 '말씀하시는' 대화나 발언, 통화를 한 사실 자체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해당 언론에 반드시 제 말이 맞는지 확인해 달라. 그러면 바로 제가 한 말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제3자들 간의 과거 대화를 가지고 마치 제가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처럼 보도하실 경우, 명백히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한 검사장 측은 황 최고위원이 공개한 문자메시지가 한 검사장이 보낸 것은 맞다면서도 "MBC 기자에 대한 답변을 의도적으로 편집해 전체 문맥을 왜곡하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한 검사장이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 '말씀하시는' 대화나 발언, 통화를 한 사실 자체가 전혀 없다"고 말한 부분 중 '말씀하시는'이란 부분을 삭제한 채 한 검사장이 말을 바꾼 것처럼 의미를 왜곡했다는 뜻이다.

한 검사장 측에 따르면 당시 MBC 기자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측의 신라젠 투자설과 관련해 최 전 부총리 비리 내용을 전달 받고도 왜 수사를 안했는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취재하려는 이 전 기자와 이와 관련한 대화를 나눴는 지 등을 물어왔다고 한다. 당시 MBC 보도에서 '제보자X' 지모씨가 읽어 녹취록으로 남긴 이 전 기자와이 대화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를 물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 검사장은 MBC 기자에 대해 두 번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첫번째 메시지에서 그는 "그(신라젠) 사건 관련해 언론에 수사상황을 전달하거나 질의하신 것과 같은 대화를 언론과 한 사실이 전혀 없다. 물론, 언론과 검찰관계자를 연결해 주거나, 언론 취재내용을 전달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신라젠 사건 관련 대화를 하는 것이 녹음된 녹취록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도 없다. 제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이 녹음된 녹음이나 녹취록이 정말 있으시다면 보도하시기 전에 반드시 제 음성이 맞는지 등을 확인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으므로 제가 하지 않은 말을 제가 한 말인 것처럼 오해될 수 있게 보도할 경우 부득이 법적 조치를 할 수 밖에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황 최고위원이 공개한 문자메시지는 첫번째 메시지를 보낸 후 다시 한번 MBC가 취재한 내용이 사실무근임을 강조하기 위해 보낸 메시지였다. 즉 MBC 기자가 질문했던 유 이사장과 최 전 부총리 비리, 당시 보도에서 언급된 녹취록을 전제하는('말씀하시는') 대화나 발언, 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답변한 것임에도 황 최고위원이 신라젠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것처럼 상황 자체를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검사장 측 관계자는 "완전히 다른 두 가지 상황을 마치 하나의 상황인 것처럼 왜곡했을 뿐 아니라 한 검사장의 '말씀하시는' 워딩을 의도적으로 삭제해 답변 자체를 왜곡했다"며 "MBC 기자의 질문과 보도 속 녹취록 내용에 대해선 대화나 발언, 통화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입장은 지금도 바뀐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 검사장이 아예 언급한 적도 없는 '이동재를 전혀 모른다'고 했다는 거짓 발언까지 덧붙여서 한 검사장이 거짓말을 했다는 프레임으로 몰고가려는 조작 시도"라며 "황 최고위원이 어떻게 MBC 기자의 문자를 입수했는 지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역시 비슷한 취지의 의견서를 지난 24일 개최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 제출하며 한 검사장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 첫 보도 당시, 신라젠 사건 수사 상황을 알지도 못하고 이와 관련해 언론과 대화한 사실이 전혀 없으니 녹취록이 존재할 수도 없다고 전면 부인하다 최근에서야 언론 접촉 사실과 녹취록 존재를 인정하고 있으니 스스로 입장을 뒤집은 것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수사심의위는 총 15명의 위원 중 10명이 한 검사장에 대해 수사중단을, 11명이 불기소 의견을 의결하면서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검사장은 MBC 보도 당시 "신라젠 사건 수사를 담당하지 않고있고, 사건과 관련해 언론에 수사상황을 전달하거나 녹취록과 같은 대화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신라젠 사건과 관련된 녹취록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도 없다"고 입장문을 전달한 바 있다.

당시 MBC는 이 전 기자와 '제보자X' 지모씨가 만나 윤석열 검찰총장 최측근의 녹취록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부산고검 녹취록'과는 별개의 녹취록으로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가 녹취록 속 인물은 한 검사장이 아니라고 모두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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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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