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X나 잘하라".. 인도네시아 의회 발끈

고찬유 2020. 7. 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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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국회가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의 중고 전투기 구매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한국과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전투기(KF-X/IF-X)가 국회 승인 사업임을 분명히 했다.

26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프라보워 국방장관은 오스트리아가 2002년 구입한 유로파이터 타이푼 중고 전투기 15대 구매 입찰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 하사누딘 의원은 "지금까지 국회가 승인한 전투기 조달 계획은 러시아 전투기 구매와 한국과 협력하고 있는 KF-X 공동 개발뿐"이라고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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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 오스트리아 중고 전투기 구매 검토
여당 3선 의원 반박 "국회 승인 사업은 KF-X"
차세대 전투기 KF-X의 3D 이미지.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인도네시아 국회가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의 중고 전투기 구매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한국과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전투기(KF-X/IF-X)가 국회 승인 사업임을 분명히 했다.

26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프라보워 국방장관은 오스트리아가 2002년 구입한 유로파이터 타이푼 중고 전투기 15대 구매 입찰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오스트리아 언론이 프라보워 장관의 입찰 서한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확답을 피했다.

인도네시아 국회(DPRㆍ하원 격)가 발끈했다. 제1분과위원회(국방ㆍ외교ㆍ정보ㆍ통신)의 투바구스 하사누딘 의원은 최근 "국방부 장관의 입찰 서한 관련 정보가 사실이라면 국방부는 중고 전투기 구입 계획을 중단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기술 이전 등이 명시된 관련 법에 따르면 중고 전투기 구매는 불법이라는 것이다. 하사누딘 의원은 "국회와 정부는 더 이상 중고 전투기를 사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중고 전투기를 구매하면 부품 조달 및 유지 보수로 엄청난 예산을 낭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바구스 하사누딘 의원. 인도네시아 국회 제공

이어 하사누딘 의원은 "지금까지 국회가 승인한 전투기 조달 계획은 러시아 전투기 구매와 한국과 협력하고 있는 KF-X 공동 개발뿐"이라고 확정했다. 전투기 구매는 러시아와 진행하고, 개발은 한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러시아 전투기 구매는 2018년부터 진행하고 있지만 미국 반대에 막혀 진척이 없고, KF-X는 현재 재협상을 하고 있다.

하사누딘 의원은 30년 군에서 복무한 육군 소장 출신이다. 대통령 군사 비서 등을 역임했다. 2009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1번 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현재 3선 의원이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과 같은 투쟁민주당(PDI-P) 소속이다. 그의 발언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프라보워 장관은 지난해 4월 대선에서 조코위 대통령과 맞붙어 패배했으나 같은 해 10월 조코위 대통령이 협치를 내걸며 국방장관으로 전격 발탁한 인물이다. 그는 장관 취임 뒤 각국을 방문하며 프랑스, 러시아, 미국, 오스트리아 전투기 등을 사겠다고 언론에 흘리고 있다. 한국과 진행하고 있는 잠수함 구매 및 전투기 개발 등 이전의 굵직한 사업들은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국방부에 자기 사람들을 심으면서 세력 개편에 들어갔다는 설과 자신의 형제가 방위산업(방산) 사업을 하고 있어 그쪽에 힘을 실어주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KF-X 계약을 파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 프라보워 장관이 지지부진한 KF-X 재협상의 원인 제공자라는 얘기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지난해 4월 대선 유세를 하는 모습.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프라보워 장관은 아직 한참 남은 차기 대선 후보 여론 조사에서 잇따라 두 차례 1위를 기록했다. 나이(현재 69세)와 건강 문제로 차기 대선 출마는 어렵다는 평이 많았으나 조사 결과에 고무된 프라보워 장관은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로선 버거운 상대다.

반면 조코위 대통령은 여전히 한국과의 방산 협력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과의 잠수함 2차 사업에 반대하는 프라보워 장관을 직접 대동하고 올해 1월말 1차 사업의 성공작으로 평가 받는 3번함이 있는 수라바야 해군2함대를 시찰했다. 이후 비공개 각료 회의에서 "잠수함 기술 이전 성공은 정책의 일관성과 '무기 수입→기술 이전→독자 생산→수출'로 이어지는 선(善)순환 구조의 중요성을 일깨웠다"고 평가했다. 전투기 역시 기술 이전을 통한 선순환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는데, 그 대상은 KF-X라는 것이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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