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 뚫린 '교동도 루트'.. 北이 말할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

문동성 2020. 7. 27.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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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귀순했던 탈북민이 다시 월북했다고 북한이 26일 주장하고, 이를 군 당국이 8시간 만에 사실상 확인하면서 군 당국의 대북 경계태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탈북민인 24세 남성 김모씨의 월북 경로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천 강화군 교동도 일대는 탈북민들의 주요 '수영 귀순' 경로다.

군 당국은 북한이 탈북민의 월북을 주장하기 전까지 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었다.

월북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군 경계태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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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감시장비 녹화영상 등 확인중
20대 탈북민의 월북 사실이 알려진 26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한 시민이 망원경으로 임진강 너머 북녘을 바라보고 있다. 북한이 주장한 탈북민은 2017년 인천 강화군 교동도를 통해 귀순한 24세 남성 김모씨로 추정된다. 뉴시스


3년 전 귀순했던 탈북민이 다시 월북했다고 북한이 26일 주장하고, 이를 군 당국이 8시간 만에 사실상 확인하면서 군 당국의 대북 경계태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탈북민인 24세 남성 김모씨의 월북 경로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천 강화군 교동도 일대는 탈북민들의 주요 ‘수영 귀순’ 경로다. 군 당국이 월북을 인지하지 못했다면 경계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대대적인 문책성 인사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김씨의 월북 경로에 대해 “자세한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며 “감시장비, 녹화영상 등 대비태세 전반에 대해서는 합참 전비검열실에서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전비검열실은 군 부대의 경계태세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곳이다. 월북이 실제로 이뤄졌을 경우 그 과정 및 해당 지역 부대가 경계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도 조사하게 된다. 군 당국은 북한이 탈북민의 월북을 주장하기 전까지 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었다. 월북 정황을 사전에 알지 못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군의 경계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2년 10월 ‘노크 귀순’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북한군 병사 1명은 육군 제22사단 관할 동부전선의 3중 철조망과 경계를 넘어 주둔지에 들어왔다. 이 병사는 귀순 의사를 밝히기 위해 동해선 경비대 숙소 입구에서 출입문을 두드렸으나 안에 있던 병력은 이를 인지하지도 못했다.

지난해 6월 북한 선원들이 어선을 타고 강원도 삼척항에 제지 없이 들어와 귀순한 사건도 있었다. 당시 해당 사건에 대한 축소·은폐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직접 사과했다. 박한기 합참의장, 남영신 지상작전사령관, 박기경 해군작전사령관에게는 엄중경고 조치가 이뤄졌다.

중국인들이 충남 태안 앞바다를 통해 최소 세 차례 소형 보트를 타고 밀입국한 사실이 드러난 것도 불과 2달 전 일이다. 당시 군 감시장비에 밀입국용 보트가 수차례 포착됐지만 군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군은 이 사건 뒤 경계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으며 정경두 장관은 지난 6월 전군에 대비태세 강화 지침을 하달했다.

월북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군 경계태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전망이다. 합참 검열에 따라 해당 부대 및 지휘관에 대한 대대적인 문책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 게다가 교동도는 탈북민들의 주요 귀순 루트다. 그간 이곳으로 넘어온 탈북민을 잡아내지 못하는 등 군 당국의 경계 실패가 잦았다. 김씨 또한 2017년 8월 교동도로 들어왔다. 김씨는 이번 월북 때도 ‘교동도 루트’를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월북 전 경기도 김포와 교동도 일대를 답사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번에도 이곳이 뚫린 것으로 드러날 경우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 군 관계자는 “계속해서 비슷한 경계 실패 사건이 생긴다면 이제는 군 수뇌부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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