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점령한 K-게임..다음은 중국이다

노재웅 2020. 7. 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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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K-게임' 리니지M, 3년 지난 지금도 1위
뮤·카트라이더·에오스레드 등 신작 잇따라 흥행
던전앤파이터 8월 출시로 중국 기대감도 솔솔
7월24일 기준 대만 구글 플레이(왼쪽),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을 비롯해 웹젠 ‘뮤 아크엔젤’, 블루포션게임즈 ‘에오스 레드’, 넥슨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이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게볼루션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중국 본토를 공략하기 전 교두보 역할이자 판호(서비스 허가) 제재로 막힌 중국을 대신할 ‘포스트차이나’로 주목받았던 대만 모바일게임 시장의 매출 상위권을 국산 게임이 점령했다.

오는 8월에는 5000만 사전예약자를 모집하며 대륙을 떠들썩하게 만든 넥슨의 화제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국산 게임으로는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시장에 정식 출시되면서, ‘K-게임 훈풍’이 중화권 전역으로 퍼질 전망이다.

中·美 다음가는 대만..국내보다 먼저 출시하기도

26일 업계에 따르면 24일 기준 대만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 20개 가운데 국산 게임 5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만 모바일게임 시장 부동의 1위인 엔씨소프트(036570)의 ‘리니지M’을 비롯해 웹젠(069080) ‘뮤 아크엔젤’(3위), 블루포션게임즈 ‘에오스 레드’(10위), 넥슨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13위), 넷마블(251270)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18위) 등 순으로 집계됐다.

애플 앱스토어(24일 기준)에서는 에오스 레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리니지M이 나란히 매출 2~4위를 달리고 있으며, 나머지 게임 역시 업데이트 현황에 따라 꾸준히 매출 상위권을 오가는 중이다.

국내 게임사들은 판호 제재로 인해 근 3년여간 중국 게임 시장 수출길이 막힘에 따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대만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넥슨은 지난해 연말 국내 매출을 책임진 ‘V4’의 첫 번째 해외시장을 대만·마카오·홍콩 지역으로 낙점해 지난 3월 출시 직후 구글 매출 톱10을 유지했고, 블루포션게임즈 역시 전략적으로 대만·마카오·홍콩 지역만을 겨냥한 게임 출시를 통해 중소게임사로는 이례적으로 매출 2위를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웹젠의 경우에는 아예 대만에서 게임을 선출시했다. 지난 2월 대만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뮤 아크엔젤을 선출시한 직후 바로 양대마켓 매출 1위에 올랐고, 현재까지 매출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다.

대만 모바일게임 시장은 이용자 성향이 한국과 매우 유사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엔씨의 리니지M이 2017년 12월 대만에 정식 출시된 이후 15개월 연속 매출 1위를 기록을 세웠고, 서비스 3년째인 현재도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타 게임사 입장에서 리니지M은 넘어야 할 큰 산이자, 같은 장르의 고품질 그래픽을 갖춘 신작이라는 점을 강조해 이용자를 흡수하기에도 좋은 대상이었다. 실제로 현재 매출 상위권에 자리한 국산 게임 중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제외하면 모두 리니지M과 같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대만 및 홍콩 시장(15.7%)은 중국(30.8%), 미국(15.9%)에 이어 한국 게임업체들의 수출액 비중이 세 번째로 많은 지역이다. 지난 2003년 출범해 올해로 18회째를 맞이한 TGS(대만게임쇼)는 중국 ‘차이나조이’ 다음 가는 중화권 최대 게임쇼로 성장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여파로 결국 개최가 취소되긴 했지만, 국내 많은 기업이 처음으로 TGS 참가를 발표하며 올 초부터 열을 올린 바 있다.

대만서 입증된 K-게임의 힘, 중국서도 통한다

특히 대만은 판호 제재 이전부터 중국의 테스트베드 성격이 강했다. 올해 출시한 흥행 신작들이 중화권 특성에 맞춘 현지화 작업을 모두 마쳤다는 점에서, 향후 판호 승인만 이뤄지면 대만에 이어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되는 이유다.

실제로 오는 8월12일 중국에서의 정식 출시를 앞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이를 증명할 전망이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2008년 중국에 진출해 매년 약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며 장기 흥행 중인 던전앤파이터 IP(지식재산권) 기반 모바일 게임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사전등록에는 무려 500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중국 서비스는 PC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를 운영하는 텐센트가 맡는다. 텐센트는 지난 6월27일 개최한 자신들의 연례 신작발표회 자리에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가장 주목해야 할 게임 중 하나로 발표한 바 있다.

던전엔파이터를 개발한 넥슨 산하 네오플의 노정환 대표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중국에서 선보이는 던전앤파이터 IP 기반의 첫 모바일게임”이라며 “PC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를 서비스하며 축적해온 노하우와 텐센트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서비스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출시와 함께 국내 매출 1위를 차지하며 ‘리니지 형제 성벽’을 만든 리니지M의 후속작 ‘리니지2M’의 중화권 진출도 업계의 큰 관심사다. 엔씨 측은 “리니지는 일본과 대만 등 해외에서 성공 전례가 있는 IP다. 당연히 리니지2M의 올해 해외 진출은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노재웅 (ripbir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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