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추정 탈북민 "지뢰밭 건너고 헤엄쳐 탈북..7시간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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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20대 북한 이탈 주민(탈북민)이 최근 유튜브에서 3년 전 탈북 당시 정황을 생생하게 묘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탈북민 김모(24)씨는 개성공단 폐쇄 후 극심한 생활고를 겪다가 탈북을 결심한 뒤 남북 접경지역 지뢰밭을 건너 한강하구 수역에서 필사적으로 헤엄친 끝에 남녘 땅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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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20대 북한 이탈 주민(탈북민)이 최근 유튜브에서 3년 전 탈북 당시 정황을 생생하게 묘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탈북민 김모(24)씨는 개성공단 폐쇄 후 극심한 생활고를 겪다가 탈북을 결심한 뒤 남북 접경지역 지뢰밭을 건너 한강하구 수역에서 필사적으로 헤엄친 끝에 남녘 땅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김씨는 다른 탈북민이 운영하는 모 유튜브 채널에 지난달 23일과 26일 출연해 "탈북을 결심한 계기는 첫째 살기가 힘들어서였다"며 "개성공단이 깨지면서(폐쇄되면서) 저도 장사가 안되다 보니까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쌀장사를 하는 고모네가 잘 살아서 도움을 많이 받았었는데 공단이 깨지고 나서부터 고모도 시골 쪽으로 내려갔다"며 "제가 어릴 때부터 귀도 좋지 않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백마산에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후 개성시 해평리 백마산에서 웅덩이 물과 개미가 끓는 효모 빵을 먹으며 사흘을 지내다가 '이렇게 죽는 것보다 (남한에) 한 번 가보고 죽자'는 생각에 탈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오후 3시쯤 분계선 고압선과 가시철조망을 2차례 넘어서 지뢰밭을 건넜다"며 "나무를 꺾어 밟는 자리마다 찌르면서 건넌 뒤 한강 옆 갈대밭에서 3시간을 숨어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이어 "불빛만 보고 수영을 한참 하다가 유도를 지나 분계선이 좀 가까워졌을 때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며 "땅을 밟고 올라갔는데 분계선 문을 열고 군인 8명 정도가 나와서 나가자마자 쓰러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초 남한 땅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판단했으나 7시간 30분가량 지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김씨는 "한국에 와서 두 귀를 고쳐서 잘 듣고 있는데 이게 정말 감사하고 기쁘다"며 "어머니나 형제들한테 알려주고 싶은 설움에 병원에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고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전날 오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주재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가 열린 사실을 밝히며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했다"고 보도했다.
군 당국은 탈북 시기를 2017년으로 압축했으며 이 시기 탈북민 중 연락이 닿지 않는 김씨를 유력한 월북자로 특정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달 중순 지인 여성을 자택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구속영장도 발부된 상태다.
그와 평소 알고 지낸 탈북민 유튜버는 이달 18일 새벽 김씨와 마지막 연락을 했으며 당일 저녁 경찰에 월북 가능성을 알렸으나 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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