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경비원 갑질' 혐의 입주민, 변호인 구할수 있을까

박민기 2020. 7. 2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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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첫 재판에서 사임 의사 밝혀
재판부 "일주일 내로 다시 선임하라"
혐의 구체적..새 변호인 선임 어려울듯
'박사방' 조주빈 변호인도 사임계 제출
법조계 "흉악범 변호한다고 비판 여론"
입주민 향한 비난..국민적 공분 휩싸여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 폭행 혐의를 받는 입주민 심모(48)씨가 지난 5월22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서울 도봉동 서울북부지법을 나서 경찰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0.05.22.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입주민이 향후 사선 변호인을 선임할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4일 열린 첫 재판에서 입주민 측 변호인은 법정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미 재판이 수차례 연기된 점을 지적하며 일주일 안으로 새로운 변호인을 선임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경비원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이 입주민의 갑질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해진 시간 안에 새로운 변호인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허경호)는 지난 24일 서울 강북구 소재 모 아파트 경비원 최모씨에게 갑질을 하며 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입주민 심모(48·구속기소)씨의 상해 등 혐의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심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밝혔고, 변호인은 이에 대한 인정 여부 등 입장을 말해야 하는 차례가 오자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심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과) 사전에 사임하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는데, 시간적인 이유로 새로운 변호인을 아직 구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가 "구속 사건인 만큼 반드시 변호인이 있어야 한다. 만약 일주일 내로 변호인 선임계가 접수되지 않으면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해 진행하겠다"고 하자, 심씨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답했다.

이처럼 변호인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심씨의 재판 진행에 차질이 생긴 가운데, 최씨를 향했던 그의 갑질과 폭행 등 만행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통해 자세히 밝혀지면서 일주일 안에 새로운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심씨의 경우와 같이 혐의가 구체적이고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사건을 맡는 것에 대해 변호인 측이 부담을 느낄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앞서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찍고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 등을 받은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구속기소)을 담당했던 변호인도 검찰 조사 전 사임계를 제출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메신저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25)이 지난 3월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0.03.25. photo@newsis.com

당시 조주빈을 담당했던 법무법인은 입장자료를 통해 "가족들 설명과 직접 확인한 사실관계가 너무 다르다"며 "저희 법무법인은 더 이상 변론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사임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진행된 조사에서 검찰은 조주빈에게 변호인 사임계가 접수된 상황을 고지했고, 조주빈은 혼자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법조계 일부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흉악범을 변호한다는 이유로 여론의 비판을 받는 게 무서운 것은 사실"이라며 "아무도 안 맡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심씨 역시 자신의 혐의들로 인해 국민적 공분에 휩싸인 상황이다. 범죄를 저지른 의혹을 받는 이들에 대한 신상을 공개하는 사이트인 '디지털교도소'에도 심씨의 정보가 올라와 있는 상태다.

디지털교도소는 심씨를 '경비원 갑질 살인마', '죄책감 없는 사이코패스' 등으로 지칭하며 그의 사진과 이름, 직업, 거주지 등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이 같은 게시물에는 "평생 감방에서 썩어라", "악질 중에 최고의 악질", "악마 중에 최고의 악마" 등 심씨를 비난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심씨는 지난 4월21일 최씨가 아파트 주차장에서 3중 주차돼 있던 자신의 승용차를 손으로 밀어 이동시켰다는 이유로 최씨를 때려 약 2주 간의 치료를 요하는 얼굴 부위 표재성 손상 등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같은 달 27일 최씨가 자신의 범행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보복할 목적으로 최씨를 경비실 화장실까지 끌고 가 약 12분간 감금한 채 구타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이로 인해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비골 골절 등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 5월10일 결국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부장검사 정종화)는 지난 달 심씨를 상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감금·상해·폭행), 무고, 협박 등 7개 혐의로 기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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