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종시 주택거래 절반이 갭투자, 文정부 들어 2배 급증

현일훈 2020. 7. 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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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9%→2020년 52% 기록
올해는 작년보다 21%P나 상승
서울은 3년 새 44%→44.8%로
경기·대구는 큰 폭으로 떨어져

문재인 정부 들어 세종시의 갭투자 비율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은 현 정부 출범 전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경기·대구는 갭투자 비율이 떨어졌다. 갭투자란 주택을 살 때 기존 전세를 끼고 매입해 투자금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와 청와대, 정부 부처 모두 '행정수도 이전' 언급으로 세종시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6일 밀마루전망대를 찾은 시민들이 세종 도심을 바라보고 있다. [중앙포토]


윤두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27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투기과열지구 개인별 자금조달계획서 현황’에 따르면 지난 4년간(2017년 9월~2020년 7월) 세종시의 3억원 이상 주택 매매 중 갭투자 비율은 2배가량 늘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2017년 8ㆍ2 부동산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3억원 이상 주택을 살 때는 매수인이 부동산 거래신고 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계획서에는 자금 조달을 자기 돈으로 할 건지, 차입금(임대보증금 등)으로 할 건지 기재하게 돼 있다.

윤 의원실이 이 자금조달계획 응답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세종시에서 “임대보증금 등으로 자금을 조달한다”(갭투자)는 응답비율은 2017년엔 29.4%(2294건 중 674건)에 그쳤다. 이후 2018년 25.7%(2081건 중 535건), 2019년 31.1%(3670건 중 1141건), 2020년 52.1%(4355건 중 2269건)이었다. 특히 올해 갭투자 비율은 지난해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전국 광역단체 기준으로 세종시 갭투자 비율은 지난 4년간 가장 큰 폭의 상승이었다.

이에 대해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출신 김현아 통합당 비대위원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혁신도시 시즌2’, 세종시로의 국회 이전 등을 초기부터 주장해 투자 심리를 자극해 왔다”며 “이후 세종시 인프라 구축에 따라 주변 충청권 인구가 유입되는 ‘빨대 효과’ 등이 더해져 계속 갭투자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3억원 이상 주택 매매 중 캡투자 비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같은 기간 서울의 갭투자 비율은 2017년 44.0%(11만 9256건 중 5만 2473건), 2018년 52.6%(11만 1078건 중 5만 8427건), 2019년 43.8%(8만 3413건 중 3만 6535건), 2020년 44.8%(5만 6607건 중 2만 5360건) 등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적었다.

반면 경기와 대구는 갭투자 비율이 하락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경기는 66.9%(2017년), 46.9%(2018년), 34.1%(2019년), 35.8%(2020년)로 갭투자 비율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고 대구(수성구)도 41.7%→33.2%→29.3%→29.0% 순으로 1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한편 한국감정원의 ‘주요지역 아파트 가격 변동률’을 보면 세종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변화폭이 미미했지만, 올해 상반기엔 무려 15.29%로 급등했다. 특히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불거지면서 이 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은 7월 둘째 주 1.46%, 셋째 주 0.97%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행정수도 이전을 주도했던 김병준 미래통합당 세종시당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나와 “정부가 부동자금을 관리 못 하는 상황에서 수도 이전이든 공공기관 이전이든 이야기만 꺼내놓으면 거기가 투기장화가 된다”고 주장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4일 전국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은 수도권 집값 안정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에 전체 응답자의 54.5%가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공감한다’는 응답은 40.6%로 나타났다. 4.9%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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