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금융그룹 순위, 사모펀드 사태·코로나19 여파로 뒤집혀

신호경 2020. 7. 28.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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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충당금 등 부담에 신한·우리, KB·농협에 역전당해
저금리 등에 수익성은 모두 악화..4분기 이후에나 회복 기대

(서울=연합뉴스) 은행팀 = 올해 2분기 잇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코로나19 피해기업 금융 지원의 여파가 금융그룹들의 이익 기준 서열까지 뒤바꿔놨다.

신한·우리·하나금융그룹의 경우 문제가 불거진 DLS(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라임자산운용 펀드 등을 많이 팔았기 때문에, 향후 환급과 손실 등을 고려해 그만큼 많은 관련 비용 충당금을 쌓느라 이익이 크게 줄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펀드 사태를 비껴간 KB·농협금융그룹은 기대보다 좋은 실적을 거뒀다.

5대 금융그룹 회장 (왼쪽부터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2020.1.2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 신한·우리, DLS·라임 등 충당금에 '발목'…하나는 증권사 이익이 '상쇄'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표된 4개 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 KB금융 9천818억원 ▲ 신한금융 8천732억원 ▲ 하나금융 6천876억원 ▲ 우리금융 1천423억원 순이다.

이날 오후 실적을 공개하는 농협금융의 경우, 2분기 순이익이 1분기(3천387억원)를 다소 웃돌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와 증권사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순이익이 신한(3조4천35억원), KB(3조3천118억원), 하나(2조4천84억원), 우리(1조9천41억원), 농협(1조7천796억원) 순서였던 것과 비교하면, 신한과 우리가 각 2위, 5위로 내려앉고 KB와 농협이 1위, 4위로 올라선 셈이다.

무엇보다 이들 금융지주간 실적 희비를 가른 것은 부실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였다.

우선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금융투자(신한금투)가 약 3천800억원어치 판매한 DLS 펀드 관련 충당금으로 2분기 1천248억원을 쌓았다. 역시 신한금투가 판 라임펀드 판매액의 3분의 1 수준인 769억원도 영업외비용에 반영됐다. 펀드 관련 충당금 및 비용 때문에 총 2천17억원의 순이익이 줄어든 셈이다.

여기에 신한금융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성격의 대출 관련 미래 부실 위험과 관련한 충당금도 1천850억원 적립했다.

이에 비해 DLS·라임 펀드 사태에 거의 연루되지 않은 KB금융의 경우, 향후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건전성이 나빠질 경우를 대비한 충당금 2천60억원만 이익에서 떼어놨다.

우리와 농협의 역전 배경도 비슷하다. 우리금융은 2분기에 DLS·라임 등 사모펀드 관련 비용 충당금 1천600억원과 코로나19 대출 등과 관련된 '미래 전망' 충당금 2천375억원 등 모두 3천356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하지만 농협도 KB와 마찬가지로 일단 DLS·라임 사태와는 무관하기 때문에, 2분기 펀드 관련 충당금 적립에 따른 이익 감소 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우리금융의 실적 악화에는 사모펀드 충당금뿐 아니라 계열 증권사가 없는 금융그룹 구조상 '약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른 금융그룹의 경우 2분기에 '동학개미운동' 등과 함께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계열 증권사의 이익이 크게 늘었다.

예를 들어 하나금융도 사모펀드 관련 준비금 1천185억원을 비롯해 2분기 모두 4천322억원에 이르는 충당금을 적립했지만, 하나금융투자 등 비(非)은행 계열사들의 이익이 급증하면서 오히려 상반기 순이익(1조3천446억)이 2012년 이후 최대 기록을 세웠다.

특히 하나금융투자는 상반기 작년 동기보다 12.9% 많은 1천72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농협금융그룹의 NH투자증권 역시 2분기 순이익이 2천305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작년 2분기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다른 금융 그룹처럼 계열 증권사 이익이 충당금 손실을 상쇄하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DLS·DLF 조사 결과 발표 촉구하는 시위 [연합뉴스 자료사진]

◇ 4대 금융지주 순이자마진 동반하락…초저금리·정책자금대출 등 여파

이처럼 금융지주들은 서로 다른 2분기 순이익 성적표를 받았지만, 공통적으로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NIM이란 은행 등 금융회사들의 자산 운용 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금융회사들의 수익 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다.

국내 금융지주사와 은행의 NIM은 최근 몇 년간 금리 상승과 대출 수요 증가에 힘입어 크게 올랐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기준금리 인하의 여파가 본격화한데다, 안심 전환 대출 취급 등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분기 각 금융지주의 NIM을 보면 ▲ KB금융 1.74% ▲ 신한금융 1.84% ▲ 하나금융 1.62% ▲ 우리금융 1.58%였다. 전분기보다 각 10bp(1bp=0.10%포인트), 2bp, 0bp, 5bp 떨어졌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50%(전분기 대비 6bp 하락), 신한은행이 1.39%(2bp 하락), 하나은행이 1.37%(2bp 하락), 우리은행이 1.34%(4bp 하락)를 기록했다.

김기환 KB금융 재무담당 부사장은 지난 21일 실적발표 후 "NIM 하락은 금리인하 영향이 가장 크다"며 "기준금리가 75bp 떨어져 시장금리가 동반 하락하면서 (그 영향으로) NIM도 3.2bp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책자금대출, 펀드 출연, 대기업 여신, 우량여신 중심의 대출로 인한 스프레드(가산금리) 하락, 외화자산 운용 비중 증가 등도 NIM 하락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혔다.

더구나 당분간 금융권의 NIM 하락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연간 NIM 예상은 3분기 중 저점을 형성하고 4분기부터 반등이 예상된다"며 "기준금리와 안심 대출,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면 연간 누적으로 NIM은 1.5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후승 하나금융 전무(최고재무책임자)도 "NIM은 하반기(올 4분기)에 저점을 보이고 내년부터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표] 주요 금융지주 NIM 추이 (단위:%)

※ 자료 : 각사 제공

shk999@yna.co.kr,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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