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 3대장' A·B·C..닮은 듯 다른 간염 예방 최선 [일상톡톡 플러스]

김현주 2020. 7. 28. 08: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B형 간염은 백신 접종, C형 간염은 개별 검진이 최고 예방법
매년 7월 28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간염의 날’이다. 바이러스 간염 질환의 위중성을 알려 질환 예방 및 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날로, 올해 주제는 ‘숨어있는 간염환자 찾기(Find the Missing Millions)’이다.
 
바이러스 간염은 세계적으로 약 2억9000만명이 모른 채 살고 있을 정도로 다른 질환에 비해 질병 인지도가 낮다. 간염은 종류에 따라 예방 혹은 치료를 통해 완치도 가능하지만, 세계적으로 80%가 넘는 간염 환자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연간 약 140만명에 이르는 인구는 바이러스 간염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간염 바이러스의 종류는 A형, B형, C형, D형, E형 등 다양하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주요 간염 질환은 A, B, C형간염이 대표적이다. 이중 특히 B·C형 간염 바이러스는 감염 후 만성화되어 만성 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 위중한 만성 간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어 전문가들은 조기 진단을 통한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비슷한 방식으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감염 질환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질환은 간염으로, ‘간염 3대장’으로 불리는 A·B·C형 간염은 해마다 수억명을 감염시키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오염된 물·음식으로 전염되는 A형간염…치료제 없어 백신 접종 통한 예방이 최선

A형간염은 ‘A형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 A형간염 환자와의 접촉으로 감염되어 급성 형태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한국인 전체 급성간염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 40대 이상 성인 경우는 어렸을 때 무증상이거나 발열, 두통, 피로 등 감기와 비슷한 경미한 증상으로 본인도 잘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 A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어 항체를 가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위생상태가 개선된 최근 경우 젊은 30세 이하에서 A형간염 바이러스 항체 보유율이 현저하게 낮아졌다.

최근 A형간염 환자의 평균 나이는 29세로, 2030대 환자가 전체 환자의 약 87%를 차지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10여년 만에 A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의 대유행이 발생, 환자 수가 1만4000명을 돌파해 전년 대비 7.8배나 증가하기도 했다.

A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약 1달간 바이러스가 숨어있는 잠복기 과정을 거친다. 이후 피로감이나 메스꺼움, 구토, 발열 등 일차적인 증상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입원을 하는 경우도 있다. 6세 미만 소아에서는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나, 성인에서는 70% 이상에서 대부분 증상이 나타난다. 현재까지 A형간염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백신이 있어 평생에 두 번, 6개월 간격으로 접종해 예방할 수 있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도 중요하다.

◆B형간염, 백신·치료제 있지만 완치 개념 없어…꾸준한 치료제 복용·관리 필요

B형간염은 세계에서 가장 흔한 간염으로, 전 세계에서 3명 중 1명에 해당하는 20억명이 B형간염을 앓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체 인구의 약 3~4%가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B형간염은 감염 산모로부터 태어난 신생아에게 수직 감염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직감염이 90% 이상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어려서 감염될수록 만성 B형간염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이 밖에도 B형간염 환자와의 성접촉, 비위생적인 시술이나 문신, B형간염 환자와 면도기·칫솔 등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다.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입맛이 없어지고 구토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할 경우 황달이 나타나기도 한다. 성인은 증상이 수주일간 지속하다가 95% 이상에서 저절로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B형간염은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현재 모든 영·유아에서 B형간염 예방접종은 필수로 시행되고 있고, B형간염 바이러스 항원과 항체가 없는 성인은 예방접종(3회)을 받아야 한다. B형간염 치료제 경우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는 뛰어나지만, 근본적으로 바이러스를 제거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환자는 평생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6개월에 한 번씩 정기 검진으로 관리해야 한다.

◆백신 없는 C형간염, 조기 검진이 관건

C형간염은 B형간염에 이어 국내 간암의 두 번째 원인 질환이다. 실제 국내 간경변증·간암 환자의 약 10~15%는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C형간염 환자는 약 30만명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치료받은 환자는 약 20%에 불과하다.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6%에 불과할 만큼 감염자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감염 후 약 2~10주 동안 잠복기를 거친 이후에도, 60~80% 정도에서 무증상은 지속한다. 대부분의 C형간염 환자가 감염 여부도 모른 채 병을 키우다가 20~30년이 지나 뒤늦게 국내 암사망률 2위인 간암, 간경변증 등 심각한 상태로 발견되는 이유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서연석 교수는 “C형간염은 인지도가 낮은 간염인 데다 질환의 무증상 특성으로 추정 환자 중 80%가 진단도 받지 않은 잠재환자로, C형간염 단계에서 진단받아 완치할 기회를 놓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질병관리본부가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C형간염 인지도는 34%로 A형간염, B형간염의 인지도가 70%를 넘는 수준인 것 대비 약 절반 수준으로 낮게 나타난 바 있다.

C형간염은 만성화 위험도 높다. C형간염 바이러스에 한 번 감염되면 70~8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며, 이중 약 30~40%는 간이 굳어지며 기능이 저하되는 간경변증·간암으로 발전한다. C형간염은 전파 위험성도 크다. 감염된 혈액을 매개로 하는 질환 특성상 무허가 혹은 비위생적인 장소에서의 문신, 피어싱, 반영구화장, 침습적 시술 등을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 전파될 수 있다.

C형간염 감염의 약 40%는 전파경로가 불분명한 상태인데, 출혈이 동반될 수 있는 치과 치료 등 의료기관 이용 중에도 혈액을 매개로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져 의료기관이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 전파경로가 될 위험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처럼 C형간염은 증상도 없이 간암 등의 병으로 진행되거나, 타인에게 감염 확산을 일으킬 수 있어 위중하지만 조기에 진단 후 치료만 잘 받으면 완치할 수 있다. C형간염 단계에서 치료하면, 간경변 단계 치료 시보다 약 27% 의료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서 교수는 “C형간염은 다른 A형간염, B형간염과 달리 백신이 없는데다, 국가검진 항목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개인이 알고 예방하거나 관리할 기회를 갖기 어려운 셈"이라며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상대적 고위험군인 40세 이상에서 국가적인 C형간염 항체검사를 시행한다면, 한 개인의 치료 및 완치를 넘어 지역사회 감염 확산까지 차단, 예방하는 의미는 물론 보다 비용 효과적으로 국내 C형간염 퇴치를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C형간염의 검진이 중요해지고 강조하는 것은 C형간염 항체검사를 받아 조기에 발견 및 치료하면 충분히 완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는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형(1~6형)에 관계없이, 대상성 간경변증이 있는 대부분의 환자도 최소 8주간 하루에 한 번씩 약을 먹으면 100%에 가까운 치료 성공률로 완치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의 ‘2030년까지 C형간염 퇴치’ 목표 아래 미국, 프랑스, 대만 등 해외 국가들은 C형간염 환자를 효과적으로 찾아내고자 범국가적인 검진 권고와 지원 보건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는 C형간염 퇴치를 위한 세계적 추세에 동참하고 국가 바이러스 간염 관리대책(2019) 중 C형간염 예방관리사업의 목적으로, 올해(9월부터 예상)부터 내년까지 일정 기간 1964년생을 대상으로 C형간염 무료 검진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