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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사건 보름만에 입연 서지현 "난 투사가 아니다"

김승현 기자 입력 2020. 07. 28. 08:26 수정 2020. 07. 28.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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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 성추행을 폭로하며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검사가 27일 밤 페이스북에 “저는 슈퍼히어로도 투사도 아니고 정치인, 권력자도 아니다”라며 “할 수 있는 능력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왜 입장을 밝히지 않느냐’는 비판에 괴로움을 토로하며 소셜미디어 활동을 중단한 지 보름여 만이다.

서지현 검사. /연합뉴스

서 검사는 페이스북에 “다시 출근을 시작했다. 많이 회복되었다 생각했던 제 상태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당황스러운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어 “저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말을 하고 페이스북을 닫았음에도, 말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의 쏟아지는 취재 요구와 말 같지 않은 음해에 세상은 여전히 지옥임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가해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제가 가해자 편일 리가 없음에도, 사실 관계가 확인되기 전에 공무원이자 검사인 제게 평소 여성인권에 어떤 관해 어떤 관심도 없던 이들이 뻔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누구 편인지 입을 열라 강요하는 것에 응할 의사도 의무도 없었다”고 했다.

서 검사의 이 같은 발언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왜 침묵하느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한 답으로 보인다. 서 검사는 평소 성폭력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오며 피해자들을 지지해온 발언을 꾸준히 해왔다. 지난해 1월 국회에서 열린 미투 운동 관련 좌담회에서 서 검사는 “미투 운동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라는 의미다. 피해자를 틀어막은 공동체와는 작별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열린 세계 여성의 날 111주년 기념 한국여성대회에서는 “저에게는 꿈이 있다. 지금 여성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임당하지 않고 맞지 않고 성폭력을 겪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서 사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런 서 검사에게 박 전 시장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그는 지난 13일 “공황 장애로 한 마디도 하기 어렵다”며 소셜미디어 계정을 닫았었다.

/페이스북 캡처

서 검사는 “여성 인권과 피해자 보호를 이야기하면서 이미 입을 연 피해자는 죽을 때까지 괴롭혀주겠다는 의지를 확연히 보여주는 이들의 조롱과 욕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라며 “앞으로 제가 살아있는 한은 이런 일이 끝나지 않고 계속되리라는 생각에 숨이 막혀오지만, 제가 지켜야 할 법규를 지키며 제가 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이 아수라가 지나고 나면 더 좋은 세상을 향해 한걸음 나아가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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