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시네"에 파행..'자녀 건드리면' 여야없이 '발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사진=뉴스1

"소설 쓰시네"(추미애 법무부 장관) "왜 그래!"(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 "찌르되 비틀진 말아달라"(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문제'는 많은 정치인의 아킬레스건이다. 냉정함을 잃지 않는 사생결단의 승부사들이지만 혈육 문제에서는 유독 평정심을 잃고 발끈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지켜보는 누리꾼들은 계속되는 정치인들의 '자녀 논란'에 지친다. 추 장관의 아들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도 자신들의 자녀 논란엔 떳떳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 왼쪽부터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 황교안 통합당 대표/사진=홍봉진 기자

지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추 장관의 아들 군 복무 의혹이 제기됐고, 이에 추 장관은 "소설 쓰시네"라고 비아냥거려 회의가 파행으로 이어졌다.

추 장관의 발언에 항의하던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 역시 역공을 당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람을 못살게 굴고 뭐라고 하면 안 된다"며 "장제원 장관 돼봐. 아주 그냥 내가 잘해줄게, 아들 문제 갖고 가만있겠어?"라고 말했고, 장 의원은 굳은 얼굴로 "왜 그래!"라고 항의했다.

장 의원의 아들 장용준(활동명 노엘)은 지난해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사고를 내고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 밖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조건만남' '패륜적 농담' 등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이달 15일 '아들 입시 서류 폐기' 보도와 관련해 "찌르되 비틀진 말아달라"며 "마치 저나 제 가족이 입시서류 폐기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인식되는데, 어느 누구에게도 부탁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반대로 조 전 장관 자녀의 입시 특혜 논란을 주도했던 황교안 통합당 전 대표도 자녀 의혹의 대상이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작년 10월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 황 전 대표 아들과 딸이 2001년 공적을 부풀려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며 소란이 일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사진=국회사진취재단, 김휘선 기자, 이동훈 기자

자녀 논란엔 심지어 청와대도 발끈하고 나섰다. 곽상도 통합당 의원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딸 다혜씨 가족이 국외 이주를 한 것은 아니냐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청와대는 김의겸 당시 대변인을 통해 "박근혜 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역임한 곽 의원은 친인척과 특수관계인에 대한 최소한의 관리업무조차 방기해 국정농단을 초래했던 과거를 스스로 돌아보길 바란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과거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회피 의혹 보도에 형사고발과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언론중재위원회 정정보도 청구까지 진행하며 무관용의 원칙을 고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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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비 기자 kdb@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