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마리 앙투아네트'? 이 와중에 백악관 정원 리노베이션 하는 멜라니아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가 백악관 로즈가든을 대대적으로 리노베이션하겠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미국에서만 사망자가 15만명 이상을 기록한 가운데, ‘정원 가꾸기’에만 열을 올리는 퍼스트레이디를 향한 시선은 곱지 않다. ‘미국판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이날 가디언이 보도했다.
멜라니아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백악관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보존하는 일은 이 경관을 보호하기로 한 우리나라의 약속과 미국적 이상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보여준다”며 로즈가든의 변신을 예고했다. ‘대통령의 정원’으로 불리는 로즈가든은 역대 미 대통령들이 정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 같은 행사를 여는 장소다. 큰 잔디밭 양옆으로 다양한 종류의 장미와 꽃이 심어져 있어 ‘로즈가든’으로 불린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로즈가든 중앙 잔디밭 둘레에 1m 넓이의 석회석 보도를 깔고, 장미들도 새로 심는다. 리모델링은 3주 후 완성될 예정이다. 멜라니아는 이번 리모델링에 대해 “미래에 대한 낙관과 희망을 나타낸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멜라니아가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 만들어졌던 초기 정원과 더 닮은 모습으로 복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로즈가든은 1913년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첫 부인인 엘런 윌슨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후 1962년 재클린은 유럽 순방 당시 유럽식 정원에 영감을 받아 로즈가든을 재설계했는데, 멜라니아가 당시 모습을 최대한 되살리려 한다는 것이다. 멜라니아는 30대 초반의 나이로 대통령 부인이 된 재클린 따라잡기에 나선 것처럼 보인다.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퍼스트레이디 중 한 명의 행보를 따라하며 남편의 재선을 돕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로즈가든 리모델링 자금은 민간 기부금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퍼스트레이디가 정원 가꾸기에 매진하는 것이 시국에 걸맞지 않기 때문이다. 트위터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 해시태그까지 나오고 있다. 멜라니아는 재클린을 염두에 두고 ‘로즈가든’을 가꾸고 있지만 사람들은 멜라니아(Melania)에서 마리(Marie)를 떠올리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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