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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달걀 재료 스쳐만 가도 통행세가 380억 원?

석민수 입력 2020. 07. 29. 21:53 수정 2020. 07. 2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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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실제 역할도 없는 계열사를 거래 과정에 끼워넣어 이른바 통행세를 몰아준 SPC그룹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철퇴를 가했습니다.

6백억 원 넘는 과징금과 함께 그룹 총수는 적극 관여한 혐의로 검찰 고발까지 당했습니다.

석민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SPC그룹이 2008년 인수한 밀가루 제조업체 밀다원입니다.

밀다원은 파리바게뜨 같은 주요 계열사에 사실상 밀가루를 독점 공급했습니다.

그런데 2013년부터 이 거래 중간에 삼립이 끼어들었고, 2년 뒤에는 달걀이나 잼 같은 재료도 삼립을 거쳐 조달하기 시작했습니다.

5년 동안 삼립을 통해 이뤄진 이런 거래 규모는 약 5천억 원, 그사이 삼립은 381억 원의 이익을 챙겼습니다.

하지만 서류상 거쳐가게만 했을 뿐 삼립이 중간에서 한 역할은 아무것도 없었다는 게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괍니다.

이른바 통행세를 물린 셈인데, 이런 거래 이후 삼립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3배 안팎으로 급상승했습니다.

SPC 측은 이에 대해 삼립이 중간에서 역할을 했고, 이를 위해 200억 원 넘는 비용도 썼다고 주장했지만, 증명하진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룹 내부자료에선 "삼립의 실질적 역할이 미미하다"며 공정위 규제를 우려했고, 일부 품목은 슬그머니 직거래로 바꿨습니다.

[정진욱/공정위 기업집단국장 : "유통단계가 많아지게 됐고, 가맹점에 납품하는 가격, 그러니까 가맹점이 물건을 공급받는 가격도 높아지게 되고, 결국 그것은 소비자한테도 가격이 인상되는…"]

공정위는 부당 내부거래 혐의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647억 원의 과징금을 물리고, 총수인 허영인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SPC 측은 이런 거래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수직 계열화 전략이었고, 그룹 총수는 의사결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곧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석민숩니다.

촬영기자:김현태 김연수/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이희문

석민수 기자 (m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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