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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인권위, 박원순 성희롱 의혹 등 직권조사 개시 결정

조문희 기자 입력 2020. 07. 30. 13:34 수정 2020. 07. 3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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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3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실에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 여부가 결정되는 제26차 상임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희롱 등 의혹과 관련해 직권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국가인권위(위원장 최영애)는 30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 등에 대한 직권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서울 중구 인권위 전원위원회실에서 제26차 상임위원회를 열고 피해자 A씨 측이 요청한 직권조사 개시와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른 직권조사 요건 등을 검토해 이같이 결정했다.

인권위는 “별도로 직권조사팀을 꾸려 직권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박 전 시장에 의한 성희롱 등 행위, 서울시의 성희롱 등 피해에 대한 묵인·방조와 그것이 가능하였던 구조, 성희롱 등 사안 관련 제도 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개선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인권위는 선출직 공무원에 의한 성희롱 사건 처리절차 등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했다.

인권위는 피해자 측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고소장의 유출 경위도 조사할 방침이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고소장 유출도 포함해 폭넓게 사안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측이 제기한 박 전 시장 관련 의혹에 대해 인권위가 사용한 용어 ‘성희롱’은 성폭력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이다. 인권위는 “국가인권위원회법상 성희롱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공공기관의 종사자나 사용자·근로자가 그 직위를 이용해 또는 업무 등과 관련해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혹은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며 “‘성희롱’에는 위력에 의한 ‘성추행’, ‘성폭력’, ‘강제추행’, ‘성적 괴롭힘’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4명 만장일치로 직권조사 실시를 결정했다”며 “직권 조사팀 구성은 미정이다. 7명 정도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직권조사 관련 사안은 인권위 내 차별시정소위가 담당할 예정이다.

인권위의 직권조사 의결 절차는 지난 28일 피해자를 지원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와 법률대리인이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피해자 측은 이번 사건의 구조적 문제를 파악하고 제도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선 피해자의 진정 제기보다 인권위의 직권조사 개시 결정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직권조사는 인권침해 근거가 있고 피해가 중대할 경우 인권위가 직권으로 조사에 나서는 것을 뜻한다. 진정 제기에 의한 조사에 비해 조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 차이다. 앞서 피해자 측은 서울시가 주도하려고 했던 합동조사단에 참여하기를 거부했다.

이날 회의는 최영애 위원장, 정문자 위원 등 3명의 인권위 상임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이뤄졌다. ‘국가인권위원회 운영규칙’에 따르면 상임위 회의는 공개가 원칙이지만,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해 의결한 경우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할 수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 등 8개 단체는 이날 인권위 결정 이후 성명을 내고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로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고 피해자 인권 회복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단체들은 “피해자가 고통스러운 기억을 살려 어렵게 조사를 요청하는 이유는 다시는 이와 같은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며 “책임 있는 기관과 사람은 응당한 책임을 지고,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보고 방식 개선, 선출직 공무원에 의한 성폭력 사건 처리 절차 마련,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적극적 조치 계획 수립 등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제도적 개선이 따르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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