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코로나 이유, 이태원 기지국 1만명 정보 수집은 위헌"

민변 디지털정보위, 접속정보 수집·처리 위헌 헌법소원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사생활 비밀과 자유 등 침해"
"30분 이상 체류자 정보 수집, 법적 근거 모호"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시민들의 휴대전화 기지국 접속정보를 수집한 것은 위헌이란 취지의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지난 5월 14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의 한 주점 입구에 소독확인서가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는 30일 “보건복지부장관·질병관리본부장·서울시장·서울지방경찰청장이 코로나19 대응을 명목으로 이태원을 방문한 1만명의 휴대전화기지국 접속정보를 요청하고 수집·처리한 행위는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민변은 위헌의 사유로 “정부의 기지국 정보처리 행위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통신의 비밀과 자유,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언론보도에 의하면 서울시는 지난 4월 24일부터 5월 6일까지 이태원 클럽 주변의 기지국에 접속한 사람들 가운데 30분 이상 체류자의 통신정보 제공을 이동통신사 3사에 요청했다”며 “해당 정보에는 이름과 휴대전화, 주소 정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민변에 따르면 이같은 방식으로 기지국 정보가 수집·처리된 사람은 1만 905명에 달한다. 복지부장관 등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기만 해도 기지국으로 전송되는 정보인 ‘접속기록’까지도 수집·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민변은 “30분 이상 체류한 사람 모두를 감염병 의심자로 보고 기지국 정보를 요청·수집·처리한 것의 법적 근거가 모호하다”며 “어느 법에서도 기지국 정보처리 행위를 구체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지국 정보처리 목적이 이태원에 방문한 불특정 다수를 사회적 위험으로 취급한다는 점에서 정당성을 인정하기도 어렵다”며 “접속기록까지 처리한 것은 그 자체로 과도한 정보를 수집하는 중대한 기본권 침해행위”라고 강조했다.

박경훈 (view@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