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그 후.."길게는 10년 치료 받아야"

홍의표 입력 2020. 7. 30. 20:31 수정 2020. 7. 3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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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달 경기도 안산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 가까이 지났습니다.

이른바 '햄버거병' 진단을 받고 수 년동안 기약 없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 아이들이 열 일곱 명이나 되는데요.

아직까지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이 다음주 유치원 원장을 소환 조사할 계획입니다.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아이는 병원 침대에 앉아 생일을 맞았습니다.

유치원에서 감염된 '장출혈성 대장균' 때문이었습니다.

[피해 원생 어머니 A] "'엄마, 나는 왜 생일인데 왜 병원에서 이러고 있어야 돼? 누가 그런 거야? 나 왜 이렇게 아픈 거야?' 그런 얘기를 했어요."

퇴원은 했지만 하룻밤에도 몇 번씩 잠을 깨고, 부모와 한 시도 떨어지지 못하는 분리 불안까지 생겼습니다.

[피해 원생] "(유치원에) 안 가고 싶어. 햄버거병 무서워, 나 햄버거병 걸릴 뻔했잖아. 죽는 거 싫어…"

같은 유치원을 다닌 5살 남동생도 용혈성 요독증후군, 이른바 '햄버거병'에 걸려 지금도 통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 원생 어머니] 진짜 이렇게 하다가 내 아이를 잃을 수도 있겠구나, 그런 마음이 너무 많이 들었어요.

'햄버거병'으로 투석 치료를 받은 배에 남아 있는 흔적, 마음의 상처도 아물지 않았습니다.

활기 넘치던 아이는 이젠 빈혈 증상 탓에 외출도 못합니다.

[피해 원생 어머니 B] "배 쪽을 손만 대도 막 귀신 본 듯한 경기를 일으켜서 못 건드리게 하고… '엄마 나 밖에 언제 나가 놀아?' 맨날 물어봐요."

180여 명 원생 가운데 '햄버거병' 진단을 받은 어린이는 15명, 여기에 형제자매 2명도 감염됐습니다.

길게는 10년까지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피해 원생 어머니 C] "5년에서 10년 이야기 하시더라고요. 앞으로 쭉 추적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인 거죠. 이게 원래 약이 있는 병이 아니니까…"

부모들은 유치원을 보낸 것을 자책합니다.

[피해 원생 어머니 B] "더 이상 누구도 믿을 수가 없는 거에요, 지금은. 생업을 제가 포기해서라도 아이는 집에서 돌보는 걸로…"

감염 원인은 아직도 오리무중입니다.

원장이 폐기한 보존식 6건에 대해서는 결국 조사할 방법이 없고, 유치원에 내려진 행정 조치는 임시 폐쇄와 과태료 250만 원이 전부입니다.

경찰은 다음주 원장을 불러 보존해야 할 급식을 폐기한 이유 등을 추궁할 계획입니다.

[피해 원생 어머니 B]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우리 아이가 정말 많이 아팠던 억울함이라도 풀 수 있을까…"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영상편집: 조아라)

홍의표 기자 (euypy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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