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열리고 공장 재가동..코로나 악몽 지워가는 한국 경제

이명철 2020. 7. 3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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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산업활동동향, 생산·소매판매·설비투자 6개월만 동반 반등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 주요국 경제활동 재개에 제조업 수출↑
정부 "3분기 경기 반등 기대" Vs "기저효과 감안 시기상조"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한광범 기자]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소비 진작과 주요국 경제 활동 재개가 국내 산업 활동의 시계를 코로나19 이전으로 돌렸다. 산업활동 3대 지표는 6개월 만에 일제히 반등했고 경기종합지수도 5개월만에 상승 전환했다. 생산·지출 측면의 모든 지표가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3분기 경기 반등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리스크 요인도 남아있는 만큼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에 화물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연합뉴스 제공

광공업생산 7.2% 증가…소비 개선세 지속

5월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대비 4.2% 증가했다.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도 같은기간 각각 2.4%, 5.4% 늘었다.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일제히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이후 6개월만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크게 위축했던 서비스업·소매판매가 4월부터 반등하며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며 “해외 코로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제조업 수출이 5월부터 해외 주요국의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광공업생산은 자동차(22.9%), 반도체(3.8%)가 늘면서 한달 전보다 7.2% 증가해 세달만에 반등했다. 제조업(7.4%)의 경우 평균 가동률이 4.9%포인트 상승한 68.3%로 3개월만에 상승했고 재고는 1.4% 감소했다.

서비스업생산은 2.2%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등교 재개 등으로 교육이 5.4% 늘었고 금융·보험(2.8%)도 관련 서비스가 늘면서 생산액이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4.1%), 의복 등 준내구재(4.7%), 화장품 등 비내구재(0.4%) 판매가 모두 늘면서 전월보다 2.4% 증가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폭이 6월 70%에서 7월 30%로 낮아지면서 수요가 몰렸고 긴급 재난지원금 영향으로 의류 판매 등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통계청은 풀이했다.

설비투자는 정밀기기 등 기계류(4.7%)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7.2%) 투자 증가에 힘입어 한달 전보다 5.4% 늘었다. 건설기성은 주거용 건축 공사 실적이 늘어나면서 0.4% 증가했다.

4개월째 동반 하락세를 이어가던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0.2포인트, 0.4포인트 상승했다. 동행지수는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고 선행지수는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한다.

경기지수 추이. 통계청 제공

정책효과 더해 V자 경기반등 기대감

경기지수의 빠른 반등은 앞으로 경기 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라는 판단이다. 안 심의관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는 동행지수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다섯달만에 플러스 전환했다”며 “질병에 따른 (경제) 위기가 크긴 하지만 좀 더 즉각적이고 더 빨리 회복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동행지수는 3~5월 3.3포인트 하락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3월(-5.7포인트), 금융위기 2008년 11~2009년 1월(-2.7포인트) 중간 수준이다. 코로나19 경제 충격이 금융위기보다는 크고 외환위기보다 작은 수준인데 상승 전환은 더 빨랐음을 감안하면 V자 반등도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정부도 이번 지표에 대해 생산·지출 측면의 모든 지표가 개선되고 경기지수가 상승함을 볼 때 3분기 경기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3차 추가경정예산과 한국판 뉴딜, 8월 17일 임시공휴일 같은 정채 효과도 경기 반등에 기여할 요소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정책점검회의에서 “전산업 생산은 수출 부진 완화로 위기 이후 처음 증가했고 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당 부분 회복하는 모습”이라며 “경기동행·선행지수 상승은 최근 경기상황이 개선되고 향후 경기전망도 나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6월 지표만을 두고 경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지표 개선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3~5월 경기 부진에 따른 기저 효과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광공업·서비스업 생산의 경우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각각 0.5%, 0.1% 하락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비 지표의 경우 지난해보다도 좋아졌지만 일부 생산지수는 경기가 좋지 않았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여전히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며 “아직까지 경기 반등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신중한 정책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통계청 제공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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