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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잠자던 장롱면허, 코로나가 깨웠다

안영 기자 입력 2020.08.01. 03:03 수정 2020.08.0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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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무서워.. 마이카族 부활

#1. 지난 28일 오후 3시 서울 동대문구의 한 실내 운전 연습장. 90㎡ 규모 연습장에 스크린과 운전 좌석이 구비된 '3D 시뮬레이터' 7대 앞엔 6명이 앉아 운전을 연습 중이었다. 연습장 대표 김정훈씨는 "작년만 해도 장롱면허반 학생이 한 달에 3~4명에 그쳤는데, 올해는 8~10명"이라며 "상당수가 옛날에 면허를 따놓고도 장롱에 묵히다가 갱신 기간이 초과된 상태에서 운전을 연습하려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특히 아이가 있는 주부나 임산부가 많다"고 했다.

#2.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34)씨는 지난달 새 차를 샀다. 결혼을 앞두고 지출을 줄이기 위해 차를 판 지 3년 만이다. 박씨는 "자가용 유지비도 만만치 않았던 데다, 대중교통 체계도 급속도로 편리해져 과감하게 차를 팔고 뚜벅이로 살았는데, 코로나 이후 근교 마실만 나가려 해도 자가용이 필요해져 다시 구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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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롱 면허'를 깨우고 '마이카 시대'를 부활시켰다. 2016년 정점(頂點)을 찍고 하락하던 운전면허 취득자 수와 자동차 내수 판매량이 올해 들어 동시에 반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타인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6년 101만2000명에 달하던 한 해 운전면허 신규 취득자는 2017~2019년 3년 연속 60만명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취득자 수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만 37만9000명이 운전면허를 새로 따, 작년 (33만 3000명)보다 14%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엔 2016년 12월 장내기능시험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응시자 수 자체가 급증했다. 도로교통공단 자료에 따르면, 2종 소형 면허 장내기능시험 응시자는 작년 6월 5456명에서 올해 6월 8587명으로 57%가량 증가했다. 2종 보통 면허 장내기능시험 응시자도 작년 6월 2만638명에서 올해 6월 2만6700명으로 약 30% 증가했다.

면허 취득뿐 아니라 자동차를 새로 구매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내수용 신차 판매량은 올해 상반기(1~6월) 80만2638대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6월 한 달 판매량만 17만6824대로, 전년 동기 대비 41%나 늘었다. 2017년 이후 3년 만의 반등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대중교통 이용률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서울기술연구원 보고서 '코로나19로 인한 통행 변화,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서울 교통정책 방향'에 따르면, 지하철과 버스 이용자 수는 1~4월 각각 35.1%, 27.5%씩 감소했다. 특히 버스의 경우 순환버스 이용자 감소율이 54.2%에 달했다.

코로나로 인한 '자가용 선호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그런데도 자동차 판매량까지 늘어나는 나라는 많지 않다. 지난 4월 삼정 KPMG 경제연구원은 올해 3~4월 글로벌 자동차 판매 대수를 전년 대비 4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량 증가는 주요 국가 가운데서도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유난히 민감한 국민적 경각심과 개별소비세 인하, 국산 신형 승용차에 대한 소비자 호응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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