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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따블라디] 폐유리병이 만든 '유리해변' 中관광객 싹쓸이에 사라질판

김형우 입력 2020.08.01. 08:08

[※ 편집자 주 : '에따블라디'(Это Влади/Это Владивосток)는 러시아어로 '이것이 블라디(블라디보스토크)'라는 뜻으로, 블라디보스토크 특파원이 러시아 극동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는 연재코너 이름입니다.]

러시아 지리학자인 페트로 브롭코 극동연방대 교수는 관영 타스 통신에 "자연적인 영향과 함께 관광객들이 기념품으로 해변에서 유리를 많이 가져가면서 유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앞으로 이 상태가 계속되면 20년 이후에는 유리 해변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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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유리병 잔해물 모여 탄생한 명소..최근 급격히 줄어들어
현지언론 "중국인 관광객들, 기념품 삼아 해변에 유리 가져가"

[※ 편집자 주 : '에따블라디'(Это Влади/Это Владивосток)는 러시아어로 '이것이 블라디(블라디보스토크)'라는 뜻으로, 블라디보스토크 특파원이 러시아 극동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는 연재코너 이름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과거에는 해변에 예쁜 유리가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걱정이에요."

지난달 31일 러시아 연해주(州) 블라디보스토크 도심에서 차를 타고 3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극동의 관광명소 '유리 해변'을 찾은 기자에게 현지 주민은 다소 씁쓸한 듯 말했다.

지난달 31일 러시아 극동 우수리만에서 촬영한 유리 해변의 모습. [연합뉴스 김형우 촬영]

과거 유리 해변은 극동이 자랑하는 이색 볼거리였다. 해변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유리들로 가득했었다.

현지 주민은 "해변에 널렸던 유리들은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시절 폐유리병을 처리하던 쓰레기장에서 나온 잔해물들"이었다고 강조했다.

날카로웠던 유리 잔해물들은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파도에 의해 반들반들 다듬어졌다.

이후 가지각색의 유리들이 태평양 바다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자 해변을 찾는 사람들이 점차 늘었다.

유리병이 나뒹굴던 쓰레기장은 극동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변모한 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유리 해변이라는 이름도 얻게 됐다.

유리 해변에서 유리를 주워가는 중국인 관광객의 모습. [러시아 시베리아타임스 유튜브 영상 캡처. DB화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밀려드는 중국인 관광객들 탓에 유리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현지 주민은 설명했다.

유리 해변에 밀려든 중국인 관광객들이 기념품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유리를 하나둘씩 가져가면서 점점 해변이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는 얘기였다.

이를 증명하듯 해변에 '유리를 가져가지 말라'는 내용이 적힌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2018년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봉지에 유리를 한가득 모아 가져가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퍼지면서 이 문제와 관련한 심각성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3월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현재는 끊긴 상황이다.

연해주 관광산업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연해주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작년 연해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45만6천295명으로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가장 많았다. 한국인 관광객은 29만9천696명으로 중국인 관광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지역 관광산업이 중국인 관광객에 상당 부분 의존하다 보니 관계 당국은 별다른 대책 없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이렇다 보니 지역사회에서는 유리 해변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 지리학자인 페트로 브롭코 극동연방대 교수는 관영 타스 통신에 "자연적인 영향과 함께 관광객들이 기념품으로 해변에서 유리를 많이 가져가면서 유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앞으로 이 상태가 계속되면 20년 이후에는 유리 해변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유리를 가져가지 말라고 관광객들에게 당부하는 내용의 안내판. [연합뉴스 김형우 촬영]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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