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품고 오지만 현실 냉정".. 김씨 월북 후 조명된 '탈북민의 삶'
탈북민 김모(24)씨가 월북했다는 소식이 지난달 26일 북한 보도로 전해진 다음날 한 탈북민 모자는 유튜브를 통해 “열심히 하면 (한국 사회는)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부모도 없고 케어 해주는 사람도 없다”며 이같이 김씨의 월북을 내다봤다. 이들은 “개인적인 생각으로 어린 친구이다 보니 한국에 적응을 못한 것 같다. 방황하다가 순간적인 충동으로 북한에 넘어간 것 같다”고 안타까워 하며 “(김씨의 월북이 다른) 탈북민에게도 피해가 분명 온다. 탈북민이 사고만 치고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개성아낙’으로 활동하는 탈북민 유튜버 김모(여)씨도 김씨의 월북 소식을 유튜브를 통해 전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생방송을 통해 “(김씨는) 굉장히 착하고 어리바리한 친구였다”며 “20년 동안 (귀가 안 좋아) 듣지 못했는데, 한국에 와서 고쳤다고 좋아했었다”고 그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억울하게 성폭행 사건에 연루됐다고 털어놨다”며 (자신의 성폭행 혐의에 따라) 전자발찌 차는 것이 싫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그런(월북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탈북민 이철은씨도 유튜브를 통해 “김씨 주변 사람 이야기로는 (김씨가) 빚이 좀 있어 사석에서 친구들과 만나면 자꾸 북으로 가겠다는 소리를 했다고 한다”며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월북을 계기로 탈북민 월북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씨가 지난달 지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아온 사실이 알려지며 이에 따른 처벌을 두려워해 월북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김씨가 탈북한 이후 외로움에 시달리는 등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국내에 입국한 탈북민은 국가정보원(국정원), 경찰청 등 관계기관의 조사를 받은 뒤 탈북민 정착지원 교육기관인 하나원에 입소해 3개월 정도 사회적응 교육을 받는다. 문화적 이질감을 해소하는 교육과 심리 안정, 진로지도 상담 등이 이뤄진다. 교육 후 5년 정도는 관할 경찰서 등 신변보호 담당관이 이들을 관리하며 초기 정착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에 월북한 김씨도 2017년 탈북 후 관리대상 기간이었다.
부모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도 탈북민들의 어려움 중 하나로 꼽힌다. 탈북민 유튜버 ‘이소율TV’는 지난 4월 월북한 탈북민에 대해 “북한에 가족을 데리러 갔거나 잡혀갔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일반 탈북민이라면 (북한의 실상을 알고) 제 발로 넘어가는 사람은 적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씨 같은 사례의 반복을 막기 위해 탈북민의 정착, 관리 시스템에 대한 개선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탈북민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지난달 28일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탈북자 관리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며 “정착이 잘되면 대한민국 사람과 똑같이 (전국 각지에서) 살아가는데 이 정착을 관리하는 부서는 통일부로 중앙조직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통일부가 중앙에서 탈북민들을 개별 관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안 소장은 “경찰은 (탈북민들의) 신변 보호만 관리를 하기 때문에 행정이나 적응 문제까지 관리할 수 없다”며 “탈북민들은 통일부에서 관리하지 말고 동사무소, 주민센터 등을 관리하는 행정안전부로 관리를 이관해 달라고 의견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생방 도중 “이재명 대통령이”…곧바로 수습하며 한 말
- 유영재, 입장 삭제 ‘줄행랑’…“처형에 몹쓸짓, 부부끼리도 안 될 수준”
- “100인분 예약 후 당일 ‘노쇼’, 음식 버리며 울컥”…장애인체육회 결국 보상
- 박명수 “주는대로 받아! 빨리 꺼져”…치킨집 알바생 대학 가라고 밀어준 사연 감동
- ‘15살’ 오유진 지독하게 괴롭힌 60대 男, 결국 집행유예
- 반지하서 샤워하던 여성, 창문 보고 화들짝…“3번이나 훔쳐봤다”
- "발가락 휜 여자, 매력 떨어져“ 40대男…서장훈 “누굴 깔 만한 외모는 아냐” 지적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