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파격·신선 통합당 '백드롭' 정치

김상준 기자 2020. 8. 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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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 나라, 믿을 수 없는 게 수돗물 뿐일까?'
'"그렇게 해도 안 떨어져요. 집값"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이 내거는 '백드롭'(배경 현수막)이 연일 화제다. 현안의 문제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메시지로 이목을 끌고 있다.

화제 중심에 선 통합당 '백드롭'… 관행 깨고 '파격' 담다
통합당은 지난달 30일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란 문장을 담은 백드롭을 세웠다. 민주당이 이날 강행 처리한 부동산 법안이 불러올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의미다. 민주당의 의회 독주 행태를 꼬집는 문장이기도 하다.

백드롭은 정당이 주요 회의 시 지도부 뒤편에 위치하는 배경이다. 언론에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에 당 지도부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담는다. 통합당은 당정의 실책을 꼬집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달 20일 선보인 '민주당 발언' 백드롭이 대표적이다. 파란색으로 배경을 채운 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의 "그렇게 해도 안 떨어져요, 집값" 실언을 그대로 가져왔다.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설명도 붙였다. 민주당 고유의 폰트도 활용했다. 백드롭엔 자당의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는 관행을 깼다.

이후 '이 나라, 믿을 수 없는 게 수돗물 뿐일까'(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 '아름다운 수도, 의문의 1패'(행정수도 이전 논란) 등 현안을 둘러싼 문제점을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의 백드롭은 시작부터 파격이었다. 첫 회의 백드롭에 담긴 '변화 그 이상의 변화'의 '변화'는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뒤의 '변화'는 통합당 상징색인 분홍색으로 칠했다. 민주당을 뛰어넘는 변화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민주당을 거친 김 위원장의 이력을 드러내면서 극적 표현의 장치로 활용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백드롭 혁신' 이끄는 김수민… "김종인 '신뢰'에 창조 '독립성' 보장"
백드롭 혁신을 이끄는 장본인은 김수민 홍보본부장이다. 김 본부장이 홍보국 논의를 거쳐 제안한 내용을 김선동 사무총장이 결재한 뒤, 김종인 위원장이 최종 승인한다. 과거와 달리 홍보국에서 제안한 초안이 바뀌는 일은 없다. 사실상 김 본부장에게 백드롭 업무를 일임해서다. 속도감 있는 백드롭 대응이 가능한 이유다. 실제로 김 위원장 체제에서 백드롭은 매주 바뀌고 있다.

김 본부장은 머니투데이 the300과 통화에서 "김 위원장과 김 사무총장이 홍보국을 절대적으로 믿어주기 때문에 창조의 독립성이 보장된다"며 "파격적인 백드롭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수민 미래통합당 홍보본부장. /사진=뉴스1.


김 본부장은 백드롭에는 당이 아닌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모이는 곳인데, 언제부턴가 각자의 이해관계에 몰두하는 정치인들의 목소리만 남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정당 이미지 중 가장 큰 백드롭에 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백드롭 혁신이 당내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아름다운 수도, 서울 의문의 1패'에 대한 의원들의 반응 때문이다. 인터넷 밈(인터넷에서 모방되는 유행어 또는 콘텐츠)을 활용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천박한 도시' 발언의 황당함을 보여주자, 젊은 의원들은 김 본부장에게 "재밌다"며 칭찬했다. 하지만 60대 이상 의원들에겐 백드롭의 묘미를 따로 설명해야 했다.

백드롭이 당내 젊은층엔 공감의 계기를, 중장년층엔 사고의 폭을 넓히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김 본부장은 "이런 표현이 당내에서 공유되면 정치인 스스로 유연한 사고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비판' 치중 지적도… "국민 목소리 담았다"
통합당의 백드롭 파격을 인정하더라도 결국 내용은 민주당 비판만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당정의 실정만 부각할 게 아니라 통합당의 정책 대안이나 새로운 관점을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제 설정 측면에서 통합당이 민주당에 크게 밀리고 있다는 인식의 연장선에 있는 문제 제기다.

민주당 탓만 하는 백드롭은 김 위원장이 취임 때부터 강조한 '정책 대안 정당의 면모'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합당 백드롭은 대부분 의문형"이라며 "그에 대한 답이 통합당은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민주당의 실책만 지적하려면 더 강하게 할 수 있다"며 "민주당을 깎아내리려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상황에 대해 실제로 국민들이 이야기하는 목소리를 의문문 형식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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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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