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물 장마에 수증기 부었다..태풍 '하구핏'이 키운 물폭탄
장마철 전선이 중부지방을 강타했다. 2일 오후 4시부터 서울과 인천, 경기 일부, 경북 일부, 충북 일부, 강원 일부, 서해5도에 호우경보가, 강원영동 해안가를 제외한 중부 대부분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된다.
기상청은 “오후 2시부터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리고, 3일까지 경보지역에는 100~2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많은 곳은 300㎜가 넘는 비가 내릴 수도 있어 시설물 등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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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에 시간당 50㎜ 넘는 폭우
오후부터 서해상에서 만들어진 비구름이 더해지면서 오후 3시 이후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시간당 50~80㎜로 강하게 쏟아질 전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2일 오전까지 경기남부와 충북북부 지역에는 시간당 30~50㎜의 강한 비가 퍼부었고, 중부지방과 경북북부지역에도 시간당 10~20㎜의 비가 내렸다. 1일 오후 6시부터 2일 자정까지 18시간동안 충북 단양 283㎜, 제천 263.9㎜, 상원 영월 212㎜, 원주 174㎜, 경기도 안성 286㎜, 이천 220㎜, 용인 200㎜, 경북 봉화 161㎜, 울진 106㎜, 문경 100㎜ 등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2일 오전 경기남부와 충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퍼부은 시간당 30~50㎜ 내외의 강한 비로 인해 철도 선로에 흙이 쓸려내려와 열차 충북선‧태백선 전 구간, 영동선‧중앙선 일부 구간의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산지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는 저수지 둑이 일부 무너지거나 물이 넘쳤고, 충북 지역에서는 토사에 깔리거나 급류에 휩쓸려 인명 피해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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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하구핏이 '채찍질'한 장마전선
당초 예측대로라면 서울‧경기와 강원영서 지역에만 걸쳐져 비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던 장마전선이 예상보다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경기남부와 충북 등지에 많은 비를 퍼부었다. 강수 예측에 없었던 충청 지역의 폭우는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일시적으로 소폭 강해지면서 장마전선을 '찔끔' 더 밀어낸 탓이다.
여기에 태풍이 몰고온 수증기가 더해지면서 장마전선을 부채질했다. 막바지 장마전선이 폭우를 내리며 기승을 부리게 된 건 1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남쪽에서 발생한 제4호 태풍 ‘하구핏(HAGUPIT)’ 때문이다.
‘하구핏’은 필리핀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채찍질’이란 뜻이다. 2일 오전 9시 기준 대만 남동쪽 해상에 있는 하구핏이 서해상으로 따뜻한 수증기를 다량 불어내면서, 서해상에 강한 비구름을 크게 만들었다. 서해상에서 시간당 40㎜ 이상 강한 비를 내리는 이 비구름이 장마전선에 더해지면서 '끝물 장마전선'이 예상보다 더 많은 비를 퍼부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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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는 여름, 전역 폭염특보
물난리가 난 중부지방과 달리 남부지방 대부분은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본격적인 여름 시작을 알리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확장해온 탓이다. 평년이라면 태평양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커진 따뜻한 공기덩어리가 한반도 쪽으로 뻗어와 장마전선을 북쪽 지방으로 밀어내면서, 장마전선이 차갑고 건조한 지역에서 수증기 공급이 끊겨 소멸하는 게 ‘장마 종료’의 수순이다.
완전히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권에 든 남부지방은 4일까지 낮 기온이 33도 이상 오르는 곳이 많은 데다 습도까지 더해져 매우 덥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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