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의 반격..'제2 윤희숙 찾기' 나선다

이희수 2020. 8. 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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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의원들 잇단 연설 신청
지도부도 원내투쟁 힘 실어
尹 고성·막말없는 연설 호평
"오랜만에 野 존재감 드러내"
저서 '정책의 배신'도 화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윤희숙 열풍'에 크게 고무됐다.

21대 초선인 윤희숙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임대차법 관련 연설로 엄청난 국민적 관심을 받으면서 '오랜만에 제1야당이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호평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 정당 지지율 역시 43주 만에 더불어민주당을 앞선 것으로 조사되면서 지도부도 힘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통합당에 따르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윤희숙 효과'를 무척 반기며 이 효과가 다른 초선들 사이에 확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21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 상임위원장 선정, 부동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입법 등 거대 여당 독주에 계속 밀리자 그동안 당 안팎에서 "103석을 지닌 제1야당의 존재감이 너무 약하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이런 가운데 윤 의원이 고성과 막말 없이 호소력 짙은 연설로 국민적 인기를 얻자 지도부가 세운 원내 투쟁을 우선시한다는 방침에도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통합당 지도부는 20대 국회 때 단식·삭발 등 강경투쟁에 나선 게 외연 확장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여당이 오는 4일 본회의에서도 법안을 강행 처리하면 우리로선 사실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도 "윤 의원처럼 여당 실정을 합리적으로 조목조목 짚어줄 의원들로 발언자 진용을 짜면 여론을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초선 의원은 "윤 의원 연설에 자극받은 초선 의원 몇 명이 발언을 신청했다고 들었다"며 "원내 지도부가 주말 사이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회의가 열리기까지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초선 의원들의 본회의 발언 신청은 계속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김웅 통합당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서 윤 의원 저서 '정책의 배신'을 소개하며 열독을 권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에서 "이런 분 국토교통부 장관 하면 부동산 벌써 잡았다"면서 "당장 책 주문했다. 윤희숙 '정책의 배신'"이라고 전했다.

다만 계속 '메시지 투쟁'에만 머무를 수 없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일각에선 4일 본회의가 7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만큼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필리버스터도 국회법상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바로 종료된다. 민주당이 정의당만 설득해도 통합당의 필리버스터 카드는 무용지물이 된다.

통합당 소속 한 지역구 의원은 "강성 지지자들에게 왜 이렇게 무기력하느냐는 연락이 쏟아진다"며 "오는 15일 보수성향 시민단체들이 대규모 광복절 집회를 준비하는 만큼 당내에서 장외투쟁을 하자는 이야기가 다시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3일 상임위에서 또다시 여당이 법안 단독 의결에 나서고 4일 본회의에서 줄줄이 통과되면 장외투쟁을 포함한 강경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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