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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믿으면 늦는다" 패닉바잉..대한민국은 부동산 몸살 중

박세준 입력 2020. 08. 03. 18:25 수정 2020. 08. 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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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발 안먹히는 부동산대책
7월 주택가격 0.61% 오르며 '고공행진'
서울 1.12% 올들어 최고.. 경기 1.3% ↑
세종시 6.53% 폭등.. 상승률 역대 최고증
싹 사라진 매물들 3일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중개사무소의 매물 정보란이 텅 비어 있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월세 상한제 등을 담은 ‘임대차 3법’ 시행 여파로 매물이 대거 사라지는 바람에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건수가 9년 만에 최소치로 떨어졌다. 하상윤 기자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국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들어 최대 폭으로 상승했고, 세종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6·17 대책 이후에도 시장에서는 ‘더 기다리면 늦는다’는 ‘패닉바잉’(공황매수) 현상이 이어진 셈이다.

3일 한국감정원이 내놓은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파트를 포함한 7월 전국 주택가격은 0.61% 상승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0.89%, 연립주택 0.13%, 단독주택 0.21% 등으로 조사됐고, 수도권이나 광역시, 지방 모두 전달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한국감정원은 이번 조사가 6월16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의 시세변동이어서 7·10 대책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목표로 발표한 6·17 대책의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은 것까지 부정하기는 어렵게 됐다. 규제 지역을 대폭 확대하고, 담보대출 등을 강화하는 6·17 대책 발표 직후 되레 규제 적용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늘면서 집값을 더욱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월 대비 1.12% 올라 지난해 12월(1.24%)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노원구(1.22%), 도봉구(0.89%), 강북구(0.80%) 등 이른바 ‘노·도·강’ 지역과 동대문구(0.86%), 구로구(0.84%) 등을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년 전 4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노원구 상계주공 1단지 59㎡는 지난달 말 6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초 5억4500만원이었던 도봉구 창동 쌍용아파트 59.9㎡의 경우 지난달 6억4000만원에 팔렸다. 송파구(0.91%), 서초구(0.71%), 강남구(0.70%), 강동구(0.84%) 등 강남 4구도 상승폭이 컸다. 잠실 스포츠·MICE 및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기대감이 있는 송파구와 강남구는 잠실·대치·청담·삼성동 등 4개 동이 6월23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기 직전에 거래가 늘었고 가격도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는 광역급행철도(GTX)·신분당선 연장 등 교통 호재와 정비사업·역세권 개발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커지면서 한 달 새 아파트값이 1.30% 뛰었다. 6·17 대책으로 대부분 규제 지역으로 묶이게 된 인천은 0.64% 오르며 전월(1.11%)보다는 상승세가 꺾였다.

수도권 밖에서는 세종시 아파트가 6.53%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이 세종시를 통계에 넣어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12월 이후 역대 최고 상승률이다.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지난 5월 0.33% 상승했다가 6월에는 2.55% 오른 데 이어 7월에는 6.53%로 급등했다. 올해 1월부터 누적 상승률이 22.82%에 달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규제의 강도가 점점 세지니까 수요자 입장에서는 그 전에 조금이라도 빨리 집을 사야 한다는 심리가 생기는 것”이라며 “아직 집을 갖지 못해 불안해진 30∼40대가 집을 사려고 뛰어드는 매수세를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소득이 정체된 상황에서 주택 가격이 계속 오르는 가운데 서울에 사는 가구가 아파트를 장만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12년 넘게 걸린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이날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서울의 연간 가구평균소득 대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비율인 PIR(Price to Income Ratio)는 12.13으로 추산됐다. 서울 시민의 평균 가구소득으로 서울의 평균가에 해당하는 아파트를 사려면, 한 푼도 쓰지 않고 12.13년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다.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PIR는 2017년 10.16에서 2018년 10.88, 지난해 12.13으로 꾸준히 상승세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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