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산사태로 집 수십채 기우뚱.. 차탄천 범람 우려에 대피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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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줄 알았어유. 윗집 자동차가 물 위에 둥둥 떠내려오고 내 논 두 마지기(1300여㎡)가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어유."
3일 오전 충북 충주시 산척면 송강리에서 만난 김봉회(81) 할머니는 전날 새벽 마을을 덮친 물난리를 회상하며 연신 한숨을 쉬었다.
박씨는 "전날 오전 10시쯤 전깃줄이 흔들려 나가 보니 전신주가 쓰러지고 마당 앞까지 물이 들어와 차를 끌고 몸만 빠져나왔다"면서 "돌아와 보니 집 안팎이 쑥대밭으로 변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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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8개 지역 3400여 가구 수돗물 공급 끊겨
충북지사,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
이천 산양저수지 붕괴로 이재민 수백명
인천, 내일까지 최대 300㎜ 비 더 내릴 듯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줄 알았어유. 윗집 자동차가 물 위에 둥둥 떠내려오고 내 논 두 마지기(1300여㎡)가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어유.”
3일 오전 충북 충주시 산척면 송강리에서 만난 김봉회(81) 할머니는 전날 새벽 마을을 덮친 물난리를 회상하며 연신 한숨을 쉬었다. 순식간에 수마가 할퀴고 간 송강리는 참혹했다.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폐타이어와 빈 생수병, 작은 나뭇가지 등으로 마을 전체는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산사태로 뿌리째 뽑힌 나무와 토사가 왕복 2차선 도로를 가로막거나 차선 하나가 유실되면서 차량 소통이 어려운 곳도 한두 곳이 아니었다. 박남순(72)씨 자택 등 집 수십 채가 지반 붕괴로 한쪽이 기우는 등 위태롭게 형체를 유지하고 있었다. 비가 더 쏟아져 지반이 약해지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박씨는 “전날 오전 10시쯤 전깃줄이 흔들려 나가 보니 전신주가 쓰러지고 마당 앞까지 물이 들어와 차를 끌고 몸만 빠져나왔다”면서 “돌아와 보니 집 안팎이 쑥대밭으로 변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지난 2일 사망 4명, 실종 8명 등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난 충북 지역에서 추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기준으로 충북 지역에선 충주 27곳 등 주택 131곳과 농경지 1703㏊가 침수됐다. 또 제천 88곳 등 116곳에서 산사태가 났고, 고속도로 4곳 등 도로 81곳이 유실되거나 침수됐다. 특히 이번 폭우로 충주시 엄정면 미내리 원곡천 인근 주민 120여명 등 192가구 47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틀간 내린 호우로 충주의 8개 지역 3400여 가구에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날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경기 지역에서 주택 112가구와 농경지 1043ha가 침수됐고, 이천시 율면 산양저수지 붕괴 등으로 5개 시군에서 33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안성시와 이천 등에서는 산사태 및 토사 유출 피해 70여건이 접수됐으며 경강선 철도 선로가 유실돼 신둔도예촌~여주역 양방향 운행이 중단됐다. 비가 쉬지 않고 내리면서 주요 강 및 하천의 수위도 경보 수준을 오르내리고 도로 곳곳의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임진강 상류인 군남댐 수위는 올해 처음 30m를 넘어섰고,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수위도 빠르게 상승해 오전 2시 30분 현재 5.74m까지 오르기도 했다. 연천군은 이날 오전 2시 40분쯤 차탄천이 범람할 우려가 있다며 차탄리 일부 주민에 대한 대피령을 내렸다. 왕숙천 근처인 남양주시 진관교와 포천시 영평천 일대에도 이날 오전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호우 특보와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인천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고 찜질방이 침수됐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까지 인천 계양구와 강화군에서 침수 피해 6건과 강풍 피해 6건 등 모두 12건의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많은 비가 오기 시작한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피해 건수는 모두 22건이다. 인천기상대 관계자는 “빗줄기가 강해졌다가 약해졌다가를 반복하면서 5일까지 최대 300㎜가량 비가 더 올 전망”이라며 “비나 강풍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인천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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