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먹어봤자 살아나와"..콩알물땡땡이 슈퍼 생존법

엄남석 2020. 8. 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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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이 포식자에게서 살아남는 방법은 눈에 아예 안 띄거나 공격을 피해 재빨리 달아나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다.

스기우라 박사는 콩알물땡땡이가 10㎝ 이상 되는 개구리의 장 속에서 다리를 이용해 기어 나오는 '힘든 여정'을 거쳐 항문으로 탈출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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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장(腸) 헤치고, 항문 열고 6시간내 생환 첫 확인
콩알물땡땡이와 참개구리. 하단은 배설 과정 [Kobe University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곤충이 포식자에게서 살아남는 방법은 눈에 아예 안 띄거나 공격을 피해 재빨리 달아나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다.

일부 곤충은 포식자 입속에서 화학물질을 분비해 토하게 만드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하는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포식자의 장(腸)을 지나 배설물과 함께 항문으로 탈출하는 곤충이 확인돼 관심을 끌고있다.

일본 고베대학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생물학자 스기우라 신지 박사는 논에 사는 수생 딱정벌레 '콩알물땡땡이'(Regimbartia attenuata)가 개구리에게 먹힌 뒤 항문을 통해 살아 나온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스기우라 박사는 논에서 흔히 발견되는 '참개구리'(Pelophylax nigromaculatus)와 콩알물땡땡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실 내 관찰에서 이를 처음 확인했으며, 청개구리(Hyla japonica)를 비롯한 다른 네 종의 개구리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개구리는 이빨이 없어 먹이를 산 채로 삼키며 강력한 소화액과 장 등의 소화 시스템이 먹이를 죽이는 역할을 한다.

콩알물땡땡이는 몸길이가 3.8~5.0㎜ 정도로 참개구리(22.5~74.2㎜) 성체가 쉽게 삼킬 수 있는 크기다.

스기우라 박사는 참개구리가 삼킨 콩알물땡땡이의 93.3%가 6시간 안에 배설물과 함께 항문으로 배출된 뒤 물에서 활발하게 살아 움직인 것으로 밝혔다.

개구리 종과 콩알물땡땡이 생존률 [Kobe University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참개구리는 소화하지 못하는 먹이는 하루가 지난 뒤에나 배설하는데, 콩알물땡땡이가 6시간 안에 배설물과 항문으로 나왔다는 것은 장 속을 적극적으로 헤쳐 나오고 항문을 벌리도록 괄약근까지 자극했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콩알물땡땡이는 실험실에서 다리에 왁스를 칠해 제 기능을 못하게 했을 때는 개구리 소화기관에서 살아나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퍼드대학에서 개구리 소화기관을 연구해온 박사과정 대학원생 노라 모스코비츠는 뉴욕타임스와 회견에서 "이는 콩알물땡땡이가 장 속에서 다리를 이용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스기우라 박사는 콩알물땡땡이가 10㎝ 이상 되는 개구리의 장 속에서 다리를 이용해 기어 나오는 '힘든 여정'을 거쳐 항문으로 탈출한 것으로 추정했다.

콩알물땡땡이는 몸을 싸고 있는 외골격의 도움을 받아 개구리의 강력한 소화액을 무력화한 것으로 보이는데, 처음으로 관찰된 이런 과정을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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