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같은 하루 보낸 천안·아산 주민들.."평생 이런 물 난리 처음"

천안·아산=대전CBS 인상준 기자 2020. 8. 4. 15: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집채 만 한 토사가 집 앞을 지나가는데 죽었구나 싶었어유."

그는 "빗물로 인해 물이 차올랐다면 그렇게 빨리 줄어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산사태가 나서 토사가 흘러내려갔다고 생각했는데 이후 집 주변을 돌아보니 아수라장이었다"고 설명했다.

한 70대 남성은 "집 위에 축대가 있는데 지금 조금만 비가 와도 축대가 무너져 우리 집은 물론 아랫집도 피해를 입을까 걱정"이라며 "119로 신고를 했는데 시에 얘기하라고 해 민원을 제기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고 걱정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산 송악면 산사태 현장 복구 시작 했지만 추가 산사태 우려..실종자 수색 중
주민들 "집채만한 토사 흘러내려가"..천안 목천읍 지붕까지 물 차올라 탈출
기록적인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아산 송악면 유곡리 마을 하천을 한 주민이 바라보고 있다.(사진=인상준 기자)
"집채 만 한 토사가 집 앞을 지나가는데 죽었구나 싶었어유."

4일 오전 충남 아산 송악면 유곡리. 252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로 인해 2명이 실종된 마을은 곳곳에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남아 있었다.

마을 초입에는 산사태에 쓸려온 나뭇가지들이 흩어져 있었고, 마을을 돌아 나가는 계곡물은 잠잠했지만 어제의 참담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 마을에서는 어제 낮 폭우로 인해 마을 뒷산이 무너지면서 70대와 80대 남성이 실종됐다. 엄청난 비로 인해 잠시 집 주변을 돌아보다 변을 당한 것.

당시 산사태를 목격한 한 주민은 처음 겪은 일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70대 김모씨는 "우리 집이 길가에 있어서 산사태를 잘 볼 수 있었다"며 "방안에 있는데 갑자기 창문까지 물이 차올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급히 옷을 입고 밖으로 나온 김씨는 사람 키만한 토사가 우르르 내려가더니 20~30초 뒤 토사 높이가 내려가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빗물로 인해 물이 차올랐다면 그렇게 빨리 줄어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산사태가 나서 토사가 흘러내려갔다고 생각했는데 이후 집 주변을 돌아보니 아수라장이었다"고 설명했다.

4일 오전 산사태가 일어난 충남 아산 송악면 유곡리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흘러내린 토사를 포크레인으로 밀어내고 있다.(사진=인상준 기자)
실종된 장소에서는 대형 포크레인 2대와 소형 포크레인 1대가 흘러내린 돌덩이와 토사를 도로 밖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주민들도 하나 둘씩 삽을 들고 집 주변으로 흘러들어온 토사들을 치워내느라 분주했다.

일부 주민들은 비가 예보돼 있어 추가 산사태를 우려했다.

한 70대 남성은 "집 위에 축대가 있는데 지금 조금만 비가 와도 축대가 무너져 우리 집은 물론 아랫집도 피해를 입을까 걱정"이라며 "119로 신고를 했는데 시에 얘기하라고 해 민원을 제기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주민은 "산사태가 일어난 곳에 소방도로가 나 있는데 곳곳이 이번 산사태로 인해 금이 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비가 더 오게 되면 2차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오전 천안 목천면 소사리 한 마을 주민들이 지붕까지 차올랐던 물이 빠지자 집기들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인상준 기자)
물이 지붕 처마까지 차올라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천안 목천읍 소사리 주민들도 물이 빠지자 쓸 수 있는 생활용품을 찾아보느라 분주했다. 폭우로 인해 맹곡천이 범람했고 소사리 마을회관 인근 마을에 물이 금세 차올랐다고 한다.

74세 한 여성은 "급하게 빠져나오면서 갖고 나온 것이 없었다"면서 "물이 빠지고 나서 들어가 보니 장독대도 사라지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 마을 이장은 이번 물난리가 인근에 들어선 대기업 물류센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마을 이장은 "인근에 대기업 물류센터가 들어서면서 자연 배수로를 없애고 배관을 새로 매립했는데 그 과정에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폭우로 인해 천안에는 주택 171곳이 침수됐으며 농경지 589ha가 잠겼다. 아산에서는 실종됐던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실종된 2명을 수색 중이다. 또 232가구의 주택이 침수되고 3371ha가 피해를 입었다.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천안·아산=대전CBS 인상준 기자] sky0705in@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