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유 반사' 김진애, '진짜 임차인' 용혜인.. 여당보다 설득력

곽우신 입력 2020. 8. 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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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책법안 찬성 토론 나선 소수정당.. '제2의 윤희숙'은 없었다

[곽우신, 김성욱, 남소연 기자]

▲ '주먹인사' 하는 김진애-최강욱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토론을 마친 후 최강욱 의원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임대차 3법의 최후 관문인 국회 본회의 토론에서 돋보인 건 거대 정당이 아니라 소수 정당이었다.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4일 국회 본회의에선 다주택자 종부세율을 최대 6%, 양도세율을 최대 72%로 올리는 종합부동산세법과 소득세법, 법인세법 개정안이 가결, 정부 여당의 부동산 대책 관련 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날 소득세법 개정안 찬성 토론에 나선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발언은 더불어민주당이나 미래통합당의 토론보다 더 빛났다. 특히 '제2의 윤희숙' 효과를 노리며 반대토론에 다수 의원을 투입한 통합당은 상대적으로 면을 구겼다.

[김진애] "여러분이 진즉 종부세만 거뒀어도..." '빵' 터진 민주당
  
▲ 김진애 "드디어 임대차3법 완성, 국회 밥값하는 날"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토론에 나서 "오늘 드디어 임대차 3법 완성. 국회가 비로소 밥값하는 날"이라고 포문을 열고 있다.
ⓒ 남소연
 
도시공학 전문가인 김진애 의원이 찬성 토론을 위해 단상 위에 올라가자, 통합당 쪽에서 "반대 토론도 아닌데 왜 토론을 하느냐" "반대 토론만 좀 하시라"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김진애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늘 드디어 임대차 3법이 완성된다"라며 "국회가 비로소 밥값을 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임대차 3법이 "진즉 제도화되었어야 하는 법안들"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0년 전, 18대 국회부터 발의되었던 임대차 3법이 진즉 통과되었더라면, 14년 전에 노무현정부가 도입한 종합부동산세를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지속적으로 무력화시키지 않았더라면, 작금의 부동산 거품을 상당히 제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통합당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과 야유가 흘러 나왔다.

김 의원은 "쫓겨날 걱정 없이 전·월세 너무 오르지 않게만 하면 임차인으로 살아도 좋다"라며 "너무도 힘없는 주거 약자들 필요한 것이 공공임대주택"이라고 역설했다. 현재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 보급율이 10%가 채 되지 않는 점을 지적한 김 의원은 "부지런히 짓고 잘 관리해서 적어도 15%까지 이르게 해야 한다. 세금을 투입해서 공공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통합당 의원들 사이에서 "진즉 했어야지!"와 같은 야유가 나오자, 김 의원은 "그렇다"라며 "여러분들이 종부세를 진즉에 거뒀으면 진즉에 지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큰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 "이 자리에서 통합당이 최근 내놓은 공급정책에 대해 한마디만 하겠다"라며 "맨 마지막에 있는 후분양제 빼고는 하나같이 이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붓자는 정책들"이라고 통합당을 겨냥했다. 그는 "초과이익 환수하고 세금 제대로 납부하게 해서 적어도 수요억제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기 전까지는 기름 붓지 마시라"라며 "누구 좋자고 하는 건가? 규제완화 해서 어디로 돌아가자고 하는 건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의 환호가 또 한 번 나왔다.

그는 기획재정부를 향해서 "갈 길이 멀다. 기재부 정신 차리시라"라며 "이만큼 했다고 할 일 다했다고 생각하지 마시라"라고 질타했다. "보유세 관련해서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라며 "주택공급에 대해서도 모든 걸 기재부에서 들고 있지 마시라. 국토부에 힘을 주시라"라고 당부했다. 언론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부동산 광고에 흔들리지 말고, 광고주에 흔들리지 마시라" "클릭수에 흔들리지 마시라"와 같은 지적이었다. 그는 "기사를 빙자한 부동산 부풀리기를 허용하지 마시라"라고 당부했다.

그가 발언을 마치고 인사할 때, "시원하다!" "잘한다!" "최고다!"와 같은 반응들이 쏟아졌다.

[용혜인]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50만 원... "저는 임차인입니다"
  
▲ 토론 나선 용혜인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토론에 나서고 있다.
ⓒ 남소연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발언을 열었다. 앞서 화제가 됐던 윤희숙 통합당 의원의 5분 자유 발언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 것. 그는 "결혼 3년차에 신혼부부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은평의 한 빌라에서 신랑과 함께 산다"라며 "대출이 끊기면 어떻게 목돈을 만들어야 하나 걱정이다. 나가라고 하면 어디서 이만한 집을 구하나 걱정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부동산 불평등 해결의 시작은 간단하다"라며 "집값을 잡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상정된 부동산 세법 개정안이 집값 잡을 가장 확실한 방안이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부동산 불평등은 토지보유세를 통해 불로소득에 대한 초과 기대수익을 낮추고, 조성된 재원을 나눠줌으로써 회수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근본적 대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에 찬성 표결한 이유는, 오늘 함께 표결할 정책이 집값 잡는 정책의 시작이 될 것이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 의원은 "이번 대책으로 고통 받는 사람, 세금 때문에 죽겠다는 사람이 누구인가"라며 "상위 1%의 부동산 부자들인가, 투기 목적으로 집을 소유한 뒤 전세 10억짜리 다른 집에 들어가 사는 사람인가"라고 꼬집었다.

용 의원은 "이명박 정부 때 정한 최소주거조건이 있다"라며 "1인 가구 기준 4평"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화장실·부엌·침실이 구분되지 않는 삶, 1층 책상·2층 침대인 벙커책상 하나 들어가면 꽉 차는 고시원, 여름과 겨울에 너무 덥고 추워서 잠만 자고 낮에는 밖에서 나와 생활해야 하는 옥탑방, 독한 락스로 벽지 곰팡이를 1년에 한두 번 닦아야 하는 반지하" 등을 언급했다.

"강남 3구만 걱정이 아니라 부동산으로 고통 받는 모든 국민의 삶이 걱정된다면, 자기 이름의 집 한 채는커녕 4평짜리 최저기준에서 살아가는 국민들의 대표자가 되어줘야 한다"라는 주장이었다. 이어 "불로소득을 아까워하지 마시고, 집 한 채 사려면 수십 년 월급을 모아야 하는 서민의 대표자가 되어달라"라고 덧붙였다.

또한 여당을 향해서도 "이런다고 집값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나, 이 정도면 집의 노예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법안들은 집값을 잡고 부동산 불평등을 해소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추가 대책"의 필요성도 거론했다.

그는 "내 집 마련은 꿈도 못꾸는 청년으로서, 평당 가격으로 치면 아파트보다 비싼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으로 살던 청년으로서, 오늘 부동산 세법과 임대차법의 통과를 시작으로 집값 낮추는 국회를 만들자고 이 자리에 섰다"라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제한시간을 지킨 토론발언에 박병석 국회의장은 "수고하셨다. 시간도 잘 지켜주셨다"고 덕담했고, 여당 의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소득세법 일부 개정안은 통합당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 재석 190명, 찬성 188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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