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변성 환자, 코로나19 증세 심하다?..코로나19 보체 활성화와 관련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2020. 8. 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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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보체 단백질 모방해 면역과잉반응 일으켜
컬럼비아 연구진 "보체 억제제 코로나19에 적용 가능성"
미국 컬럼비아 대학 연구진은 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보체 활성화에 관여해 보체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면역을 과잉 활성화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미국 컬럼비아대학 연구진이 면역물질인 보체(Complement) 활성화로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은 일반 코로나19 환자들에 비해 증세가 심할 뿐 아니라 사망률도 높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보체 단백질 활성화에 영향을 줘 과잉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컬럼비아대학은 3일(현지시간) 보체가 코로나19 질병의 중증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과잉 보체로 인해 황반변성을 가진 사람들은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고 사망위험이 더 높은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같은 날 해외 학술지인 '네이처메디슨(Nature Medicine)'에 게재됐다.

보체란 면역작용을 보충시키는 물질로 항원 또는 항체 복합체와 보체 단백질이 결합되면 보체 활성화 반응을 촉진시켜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연구에 따르면 보체 뿐 아니라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단백질 활동도 코로나19 증세의 중증도와 연관이 있으며 특정 보체 및 응고 유전자의 변이가 코로나19 환자들의 입원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연구를 진행했던 컬럼비아대학교 의과대학은 7000여종이 넘는 다른 바이러스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응고 및 보체 단백질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바이러스는 특정 숙주의 단백질을 모방해 숙주의 세포가 바이러스를 돕도록 속일 수 있는 단백질을 갖고 있다"며 "이전 연구를 바탕으로 이 모방행위를 식별하는 것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질병을 일으키는 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분석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특히 응고에 관여하는 단백질과 보체를 구성하는 단백질과의 모방에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체 단백질은 항체와 유사하게 작용하며 바이러스 또는 박테리아에 달라붙어 병원균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보체는 다른 면역물질과 마찬가지로 과잉반응이 일어날 경우 체내 응고와 염증을 증가시켜 몸에 상당히 해로울 수 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보체나 응고단백질을 모방함으로써 두 시스템을 모두 과잉 활성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만약 연구진이 발견한 것처럼 보체와 응고 단백질이 코로나19의 증세에 영향을 미친다면 기존에 보체의 과잉 활동이나 응고 단백질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는 말이 된다.

이에 연구진은 과잉 보체활동으로 황반변성을 앓고 있거나 혈전증, 출혈 등과 같은 일반적인 응고 단백질과 관련된 문제를 가진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지난 2월에서 4월 25일까지 컬럼비아 대학 병원에 온 1만1116명의 코로나19 의심 환자들이 평균 8.5%의 사망률을 기록한 반면 황반변성 환자들의 약 25%가 사망했으며 20%는 삽관을 통한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증세가 심각했다.

연구진은 환자집단의 이러한 사망률 차이는 연령이나 성별 등 다른 조건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한 보체 단백질은 비만과 당뇨에서 더 활발하며 이러한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사망위험이 더 큰 이유를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응고 장애 이력이 있는 사람들도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할 위험이 증가했다.

또한 연구진은 보체 또는 응고 단백질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유전자 변이가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의 증상과 관련이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진이 영국 바이오뱅크의 코로나19 환자 수천 명의 유전자 분석결과 중증 코로나19 환자들과 응고 및 보체 단백질이 관련 있다는 증거를 발견한 것이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들에서 응고 단백질 문제는 팬데믹(대유행)이 시작된 이래로 발견됐으며 기존의 항응고 치료법을 적용하기 위한 여러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보체 억제제는 시신경관련 희귀질환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에 따르면 적어도 1개의 임상시험이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보체 억제제를 시험 중이다.

연구진은 보체와 코로나19 사이의 관련성은 기존에 보체의 과잉반응을 억제하는 약물이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 한다고 밝혔다. 또한 다른 연구자들이 이번 연구의 가설을 평가하고 코로나19 퇴치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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