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임상도 안하고 백신 생산?.. WHO "절차 지켜라"

김이삭 2020. 8. 5.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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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린트마이어 WHO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백신 생산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장관은 타스통신 인터뷰에서 "자체 개발 중인 두 종류의 코로나19 백신 후보 생산을 각각 9월과 10월에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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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임상만 끝내고 9월 생산 공언
세계 최초 의식해 부작용 외면 비판
WHO "지침 준수해야".. 조사 가능성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통산부 장관. 타스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러시아 측이 임상시험도 건너 뛰고 바로 백신 접종에 들어가겠다고 하자 부정적 파장을 우려해 절차를 지키라고 충고한 것이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린트마이어 WHO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백신 생산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한 백신 개발에 관한 지침과 규칙이 있다”면서 “백신 후보 물질 전부 모든 테스트 단계를 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백신 상용화의 핵심 절차인 임상시험을 생략하고 생산ㆍ접종을 시작하겠다는 러시아 정부의 계획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장관은 타스통신 인터뷰에서 “자체 개발 중인 두 종류의 코로나19 백신 후보 생산을 각각 9월과 10월에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에선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ㆍ미생물학 센터가 지난달 중순 백신 1단계 임상을 끝냈고, 국립 바이러스ㆍ생명공학 연구센터 벡토르가 개발하는 백신은 6월 27일 임상 1상을 시작했다. 계획대로라면 러시아는 세계 최초의 백신 보유국이 된다.

현재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백신 완성의 최종 관문인 3상 임상에 돌입한 상태다. 이들 업체도 빨라야 연말쯤 백신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 러시아의 발표는 ‘속도전’에서 뒤쳐지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은 고위험군인 고령층과 당뇨병 환자 등을 포함한 수만명의 임상에서 안전성 및 효능을 입증해야 시장에 출시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부작용이 적지 않아 백신 상용화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WHO는 각국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중 6개가 3상 임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가말레야 백신은 1단계로 분류됐다. 고작 1단계 임상만 마친 러시아의 백신 생산은 빨라도 너무 빨라 위험성이 크다는 얘기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 소장도 지난달 28일 “미국은 러시아나 중국에서 개발된 백신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전성에 우려를 표했다.

린트마이어 대변인은 “러시아의 백신 사용에 관해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공식적인 무언가가 있다면 WHO 유럽사무소가 반드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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