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성윤, 이동재 공소장에 '한동훈과 공모' 적시

김아사 기자 2020. 8. 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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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 내 부부장급 이하 전원 "핵심증거 없다" 반대 의견

'채널A 기자의 강요 미수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지검장 이성윤) 수사팀이 5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 혐의를 포함시킬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수사팀 내부 부부장급 이하 검사 전원이 한 검사장의 공모 내용을 포함시키는 데 반대 의견을 냈는데도, 이 지검장이 이를 강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 일부 검사들은 수사 방향에 반발해 출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5일 이 전 기자를 강요 미수 혐의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 전 기자가) 한동훈과 공모했다' 등의 표현을 넣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결정하기 위한 회의에서 수사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부장급 검사들 모두가 반대하거나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한 검사장을 엮을 만한 핵심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공소장에 공모 혐의를 적시하는 건 위험한 것이란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당초 수사팀 부부장급 이하 검사는 9명이었지만 이번엔 4명이 의견을 표현했다고 한다. 중앙지검은 지난달 말 파견 검사 2명이 수사 방향에 이의를 제기하자, 원대 복귀시키는 방식으로 수사팀에서 배제했다. 또 김형원 부부장 검사는 한 검사장 유심(USIM) 압수수색 당시 정진웅 부장이 폭력에 가까운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육탄전' 논란이 벌어진 이후 수사 방향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출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광수 부부장 등 4명의 검사가 이 전 기자의 공소장 작성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도 '공모'를 공소장에 적시하는 것에는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5일 이 전 기자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도 수사팀 내부에서는 영장 청구가 적절한지가 논의됐다. 그중 부부장급 이하 6명이 영장 청구를 반대했었는데 이번 수사에서 빠지거나 출근하지 않고 있는 검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이 지검장이 한 검사장 공모 사실을 포함시키기로 한 데 대해 검찰 안팎에선 "결국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지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추 장관은 이 사건 성격을 '검·언 유착'이라고 규정하고 수사 지휘권까지 발동했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정도로 장관이 관여한 사건에 한 검사장 공모 사실을 포함하지 못할 경우 장관직이 위태해지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며 "이를 의식한 이 지검장이 수사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한 검사장의 공모 내용을 포함시키겠다고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선 "뚜렷한 증거 없이 한 검사장을 공소 내용에 포함시킬 경우 무리한 정치 수사란 비판을 받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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