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 9배 변종 코로나, 왜 한국선 힘 못쓸까

양지호 기자 입력 2020. 8. 5. 03:04 수정 2020. 8. 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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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국가들 재확산 조짐 속 한국은 감염사례 안정적 관리

최근 일본·인도·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 코로나 신규 확진자 최고 기록이 연일 나오고 있다. 2차 팬데믹(대유행)의 징후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그러나 국내에선 이달 들어 4일까지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29.5명, 국내 감염은 8명 수준으로 재확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방역 당국은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조기 확진·격리 조치하는 게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도 "국내 감염이 줄었다고 코로나 위험이 없어진 게 아니라 폭발적 유행이 언제든 가능하니 방심을 경계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4일 국내 신규 코로나 확진자 34명 중 국내 감염은 13명이었다.

◇아시아 코로나 재확산세… 한국 예외

인도에선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닷새 연속 5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필리핀도 지난 1일 4963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으며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일본은 지난달 31일 하루 1580명이 확진되며 신기록을 세웠고, 4일 누적 확진 4만명을 넘어섰다. 베트남에선 약 100일 만인 지난달 25일 다시 감염 사례가 나왔다. 반면 한국은 '7말 8초' 휴가 기간에 강원도 홍천 캠핑장 집단 감염 등이 있었지만 우려와 달리 국내 감염이 주는 추세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3일 "접촉자에 대한 조사와 격리,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및 예방수칙 준수가 어우러져 유행 확산을 억제하고 있다"고 했다.

◇여름철 장마가 코로나 확산 막았나?

올해 초 학계 등에선 '여름 종식설'과 '가을·겨울 2차 유행설'을 내놨다. 코로나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는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면 생존 능력이 짧아진다는 게 학계 통설이었기 때문이다. 덥고 습한 여름에는 감염력이 떨어져 잠잠하다가 서늘하고 건조해지는 가을부터 2차 유행을 할 것이란 예상이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8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모든 계절을 좋아한다. (기존의 바이러스와) 다르게 행동한다"며 여름 종식설을 뒤늦게 일축했다. 한여름인 미국과 적도 지역인 브라질에서 확산세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유행이 잦아든 데에는 장마가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장마가 길어져 접촉이 줄어든 것이 감염을 줄이는 효과를 냈을 것"이라고 했다.

◇전파력 높아졌는데, 사망률은 떨어져

지난 5월 이태원 클럽 집단 발병 이후 국내 유행하는 코로나는 초기보다 감염 전파력이 3~9배 높은 'GH그룹'이다. 이 유형은 현재 미국·유럽·남반구 등서도 유행하고 있다. 전파력이 높아졌지만 코로나 사망률은 떨어지는 추세다. WHO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월 7%를 넘겼던 전 세계 코로나 사망률은 지난 3일 3.8%로 떨어졌다. 국내도 5월 이전 사망률은 2.3% 수준이었지만 5월 이후 1.4%로 떨어졌다. 일각에선 코로나 바이러스가 숙주인 인간과 공존을 하기 위한 변이 과정에서 독성이 약해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다만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학술적으로 코로나가 변이를 통해 덜 치명적으로 변했다는 근거는 없다"며 "각국이 검사 역량을 갖춰 나가면서 '분모'가 되는 확진자를 더 많이 찾아내 사망률이 떨어져 보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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