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의 해부.. 소주·보드카보다 와인·막걸리가 힘든 이유 있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2020. 8. 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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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맥주, 와인, 보드카 등 술의 세계는 넓다.

보통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시면 더 오래 취하고 숙취도 심하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소주보다 와인을 마실 때 숙취가 심하고, 보드카보다 막걸리를 마실 때 더 오래 취하는 경우가 있다.

보드카·소주를 마시면 알코올 분해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생기지만 와인·맥주·막걸리 등에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이미 들어있어서 숙취가 더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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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가 높은 술이라고 해서 숙취가 오래가는 것은 아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소주, 맥주, 와인, 보드카 등 술의 세계는 넓다. 보통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시면 더 오래 취하고 숙취도 심하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소주보다 와인을 마실 때 숙취가 심하고, 보드카보다 막걸리를 마실 때 더 오래 취하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럴까? 음주와 숙취에 관한 궁금증을 알아본다.

Q. 취기 오래가는 술, 따로 있나?

아세트알데하이드 성분이 많은 술을 마시면 취기가 오래간다.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알코올 분해효소 기능을 떨어뜨려, 혈중알코올농도가 높게 유지되게 하기 때문이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아질수록 취기가 심해진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술(알코올)이 몸에 들어왔을 때, 알코올 분해효소(ADH)에 의해 분해되면서 생긴다. 하지만 발효주는 알코올이 발효되는 과정에서 이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생성된다. 따라서 아세트알데하이드 함량이 높은 와인·맥주·막걸리 등의 발효주를 마시면 취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아세트알데하이드 성분이 적은 보드카·소주를 마시면 취기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

Q. 도수 높은 술을 마시면 숙취도 심할까?

보드카·소주 등 도수가 높은 술은 알코올(에틸알코올) 함량이 많아서 빨리 마시면 쉽게 취한다. 그래서 숙취도 심할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숙취를 결정하는 건 알코올 함량이 아니라 체내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다. 술에 든 아세트알데하이드 함량에 따라 숙취를 느끼는 정도가 다른 것이다. 몸속에 아세트알데하이드 성분이 많으면, 술 마신 다음 날 피곤하고 머리가 아픈 등 증상이 심하다. 보드카·소주를 마시면 알코올 분해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생기지만 와인·맥주·막걸리 등에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이미 들어있어서 숙취가 더 심하다. 또한 와인·막걸리 같은 발효주는 만들어질 때 불순물이 많이 생겨 숙취가 더 심하기도 하다.

Q. 술 마시면 얼굴 잘 빨개지는 사람, 계속 마셔도 될까?

술을 마실 때 얼굴이 빨개졌다면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 이런 사람은 처음부터 술을 안 마시는 게 좋다. 유독 숙취가 심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는 알데하이드 분해효소가 많지 않거나 성능이 떨어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면 술의 핵심성분인 에탄올이 몸속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바뀌는데, 이를 분해하지 못하면 체내 발암물질 농도가 올라가 건강에 치명적이다. 이런 사람은 흡연도 하면 안 된다. 관상동맥경련성협심증에 걸릴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응급의학과 강보승 교수는 "술 마실 때 얼굴이 빨개진다면 즉시 술잔을 내려놔야 한다"며 "이런 사람이 흡연하면 관상동맥경련성협심증에 걸릴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목숨 걸고'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알데하이드 분해 효소가 적은 사람은 관상동맥경련성협심증을 겪을 가능성이 큰데, 흡연 또한 해당 질병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음주 시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면 상승작용이 일어나 심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Q. 술 많이 마실수록 잘 마실까?

술을 많이 마시면 간에서 2E1(CYP450 2E1)이라는 효소를 10배까지 늘려 알데하이드 분해를 돕는다. 일종의 비상 시스템이 가동되는 것이라 볼 수 있는데, 그래서 주량이 늘었다고 느낀다. 또한 유전적으로 알데하이드 분해효소의 성능이 떨어져도 자주 마시면 해당 효소가 늘어나기 때문에 잘 마시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일시적으로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일 뿐 술을 많이 먹을수록 주량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센터장은 "과음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사람마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다음날 몸이 힘들지 않을 정도까지만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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