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항구 폭발 '아비규환'.. 최소 100명 사망

김광태 2020. 8. 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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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끔찍한 폭탄공격 규정" 美국방 "공격징후 없다" 뒤집어
현지선 질산암모늄 원인 추정
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로 주변 건물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부서진 가운데 부상자가 들것에 실려 이동하고 있다. 베이루트=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최소 100명이 사망하고, 4000여명이 부상한 대규모 폭발참사를 '폭탄류에 의한 끔찍한 공격'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미 국방 당국자는 베이루트 폭발이 '공격'으로 보이는 정황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레바논 당국은 이번 폭발이 창고에 보관돼 있던 다량의 질산암모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로 많은 사람이 죽고 수백명의 사람이 심하게 다친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대해 레바논의 국민들에게 미국의 깊은 위로를 보낸다"면서 "미국은 레바논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 나는 레바논 국민들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는 돕기 위해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폭발 참사)은 끔찍한 공격인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사고가 아니라 공격이었다고 확신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폭발에 근거해볼 때 그런 것 같다"며 "나는 일부 우리의 훌륭한 장성들과 만났다. 그들은 그랬던 것(공격이었던 것)으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것은 일종의 공장 폭발과 같은 형태의 사고가 아니었다"며 "그들에 따르면…그들이 나보다 더 잘 알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공격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어떠한 종류의 폭탄이었다. 그렇다"고 밝혔다.

그러나 3명의 미 국방 당국자들은 이날 밤 현재, 베이루트를 뒤흔든 거대한 폭발이 '공격'이었다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상반되는 것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CNN은 국방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 당국자는 CNN에 누군가가 해당 지역에서 이 정도 규모의 일을 벌였다는 징후가 있다면 보복 공격에 대한 우려에 따라 역내 미군 병력 및 자산에 대한 부대 방호 강화가 자동적으로 이뤄졌을텐데 지금까지 그러한 일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관련 질의에 백악관으로 답변을 넘겼다고 CNN은 보도했다. 또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추가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이번 참사와 관련,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는 약 2750톤의 질산암모늄이 6년간 보관돼 있었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달리 '폭탄 공격'이 아닌 것으로 드러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대로 '폭탄 공격'이었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었다면 당국의 정보 신뢰성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설익은 판단 등을 토대로 섣불리 말한 것이라면 이 역시 역풍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CNN은 "레바논 당국자들이 이번 폭발을 공격으로 규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루트가 표적이 됐다는 점을 주저함 없이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 당국의 브리핑을 인용하며 베이루트 폭발을 설명하는데 있어 '공격 이론'을 제시, 재앙적인 베이루트 폭발의 배후에 폭탄 공격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레바논 당국자들의 설명과 상반된 주장을 폈다고 전했다.

CBS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원인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레바논 폭발을 '공격'으로 표현했다"며 이번 폭발참사가 '공격'으로 규정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대규모 폭발참사는 폭발성 물질인 질산암모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는 약 2750톤의 질산암모늄이 6년간 보관돼 있었다"고 밝혔다.

농업용 비료인 질산암모늄은 화약 등 무기제조의 기본원료로 사용된다. 지난 2004년 4월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 당시에도 질산암모늄이 유출되면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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