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에 잠기고 흙더미에 묻히고..농작물 초토화

이지현, 윤웅성 2020. 8. 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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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폭우에 1년 농사를 망쳐버린 농민들의 마음도 타 들어가고 있습니다.

수확을 앞두고 있는 농작물 들이 모두 물에 잠기면서, 농민들은 하루 아침에 생계의 터전을 잃어 버렸습니다.

이지현 기자, 그리고 윤웅성 기자가 농민들의 사연을 들어 봤습니다.

◀ 리포트 ▶

뿌리째 뽑혀 나간 사과나무가 여기 저기 무더기로 쌓여 있습니다.

수확을 한 달 앞두고 어른 주먹만큼 자란 사과들도 흙더미 위에 굴러 다닙니다.

간신히 서 있는 나무 주변에는 윗집에서 키우던 고구마에, 하천에 있던 돌덩이까지 쓸려왔습니다.

[사과 재배 농민] "봄에는 냉해로, 수확 밑에는 수해로, 다 끝장난 거죠. 병충해로 인해서 아마 성한 게 없을 거예요."

인근 마을에선 과수원과 논밭 전체가 아예 흙더미에 뒤덮였습니다.

두 달 전엔, 불에 그을린 것 처럼 말라죽는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애써 키운 사과나무들을 모두 뽑아 묻었는데,

이 과수원의 흙더미가 폭우가 쏟아지자 과수원 바로 아래에 있던 참깨밭과 논을 그대로 덮쳐버린 겁니다.

한창 자라야 할 벼가 있었던 곳이지만 토사가 덮치면서 아예 흙 아래로 파묻혔습니다.

폭우가 쏟아진 사흘 밤낮, 빗줄기를 맞아가며 물길을 내놨지만, 폭우와 함께 힘없이 흘러내리는 흙더미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상천/참깨 재배 농민] "(매몰된) 과수원 쪽에서 이제 자꾸 큰 산사태가 나면서, 흙이 쓸리면서 저희 이쪽에 배수관을 다 막으니까 저희 깨밭으로 다 몰려서…"

치료제도 없는 과수화상병 때문에 한 번, 예상도 못했던 폭우에 또 한 번, 농민들의 가슴은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지현입니다.

(영상취재: 천교화 (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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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봉지를 쥐어짠 듯, 대형 비닐하우스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뒤틀렸습니다.

짧게는 3년에서 7년까지 정성을 쏟아 키운 인삼들도 수확을 두어 달 앞두고 모두 물에 잠겼습니다.

쏟아지는 장대비를 견디다 못해 터져버린 하천 둑 주변은, 물이 빠지자 쑥대밭으로 변한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곳은 원래 오이를 기르던 하우스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바닥은 뻘밭이 돼버렸고 오이잎은 진흙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영글어 가던 멜론들도 흙탕물에 뒤덮였습니다.

뿌리가 약한 열대 작물이라 손써볼 겨를도 없이 물폭탄을 맞았습니다.

게다가 농기계마다 물이 들어차, 내년 농사까지 막막한 상황입니다.

[박원규/멜론 재배 농민] "전기 제품이 다 침수돼서 이제 사용을 못 해요. 수리나 다시 새로 구매를 해야 되는데. 그 비용이 이제 만만치 않게 많이 들어가요."

천안과 아산에서만 물에 잠기고 쓸려나간 농경지의 넓이는 4천 헥타르, 축구장 5천6백 개가 넘는 규모입니다.

MBC뉴스 윤웅성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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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윤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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