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 장마철 사람잡는 '포트홀'..빗길 사고 부른다 [김기자의 현장+]

김경호 2020. 8. 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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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홀, 빗물 스며들어 '도로 변형' 유발 / 사고현장 지름 60cm 깊이 20cm 물웅덩이 여러 곳 / 버스 정류장 곳곳에서 포트홀 발생 / 버스 운전자 "덜컹 할 때마다 승객이 다칠까 우려" / 급제동이나 급핸들 조작 더 위험..빗길 운전 과속 말아야 / 서울시 "포트홀로 인한 차량의 파손 시..신고를 하면 절차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어"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버스전용차로에 지름 80㎝, 깊이 10㎝가량의 포트홀(pothole·아스팔트 표면에 생기는 구멍)이 발생해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
 

“빗물이 살짝 고여 있어 포트홀인지 구분이 잘 안 됩니다. 덜컹할 때마다 승객들이 다칠까 봐. 그 게 걱정이죠”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대교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한 버스 기사가 이같이 말했다. 용산구 한강로 한 버스정류장에는 지름 60㎝가량 되는 빗물이 고인 포트홀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포트홀 앞에서 서행하는 버스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포트홀을 미처 피하지 못한 버스들은 갑작스럽게 속도를 줄이거나 푹 파인 물웅덩이 위로 ‘덜컹덜컹’ 지나면서 심하게 흔들리는 아찔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앞 버스가 급정거 하면서 뒤따르던 버스들도 들이받을 뻔하기도 했다.
서울지역 도로 곳곳에 '도로 위 지뢰'로 불리는 포트홀이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 곳곳에서 발생한 포트홀의 모습.
 
계속된 집중호우로 도로 곳곳에 노면이 움푹 패이는 포트홀이 발생하면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아스팔트에 빗물 물이 스며들고, 차량 무게가 반복되면서 도로가 움푹 파이는 현상을 포트홀이라고 한다. 특히 장마철 포트홀이 급증한다. 포트홀에 빗물이 살짝 고이면 식별이 쉽지 않아 피하기가 어려울뿐더러 밟고 지나가면서 차량 훼손과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도로 위 지뢰’로 불린다.

제때 보수하지 않으면 빗물이 스며든 균열 때문에 포트홀은 점점 커지게 된다. 집중호우로 도로에 살짝 고이는 물웅덩이를 살피지 못한 채 빠른 속도로 포트홀을 지나면 타이어가 펑크 날 수 있다. 급하게 차로를 변경하다 자칫 2차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자동차가 달리다 포트홀에 고인 물이 튀거나 흔들리면서 다른 차량이나 보행자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움푹 패인 포트홀의 모습.
 

특히 야간 빗길에 포트홀을 잘 발견하기 어렵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탓에 포트홀을 발견하더라도 급제동하거나 운전대를 급하게 돌려 전복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버스정류장에서 우산을 들고 버스를 기다리던 정모(36)씨는 “도로가 푹 파여 있어 보기만 해도 불안하죠”라며 “보는 사람도 불안한데, 운전하는 버스 기사분 들은 오죽하겠습니까”라며 인상을 찌푸렸다.

삼각지역 인근 한 버스정류장 포트홀을 살펴보았다. 한 포트홀은 지름이 60㎝, 깊이 20㎝ 정도 돼 보이기도 했다. 여러 곳에서 물웅덩이처럼 움푹 파인 포트홀을 볼 수 있었다. 포트홀 주변에는 아스팔트 자갈이 널브러져 있었고, 버스가 지날 때마다 이리저리 튀기도 했다.

여기뿐만 아니었다. 강남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80㎝가 넘는 포트홀 생겨 임시로 메워져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임시로 메워졌지만, 다시 파여 가고 있었다. 포트홀이 발생한 버스정류장마다 버스들이 오가면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한 택시 기사는 최모(67)씨는 “큰길이라도 보수를 잘했으면 좋겠는데, 사고 나면 나만 손해라 조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낮에는 그나마 조심할 수 있지만, 밤에는 빗물에 반사돼 잘 구분이 안 된다”고 했다.

포트홀은 집중호우 잦은 여름철에 증가한다. 또 관리가 되지 않는 도로나 과적 차량이 많이 오가는 공사장 인근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시에서 관리하는 도로에서 포트홀이 발생한 건수는 7·8월에 가장 많았다. 2015~2019년 월별 포트홀 평균 발생 건수를 보면 발생량이 가장 적은 11월은 평균 1434건에 그쳤지만 7월에는 평균 4732건이 발생해 3.3배나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피해를 줄이려면 빗길 운전 시 서행하거나 포트홀 발견 시 피하기보다 그대로 통과하는 게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도로 사업소에서 매일 정기적으로 순찰을 통해 포트홀 발견 즉시 응급 보수작업에 실시한다”면서 “보수작업은 빠르면 6시간 내 늦어도 24시간 내 처리한다면서 포트홀 응급보수 오래가지 않아 비가 오지 않는 날에 추가 보수작업을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특히, 포트홀은 야간에 잘 보이지 않아 야근 운전 시 속도를 줄어 조심해서 운전할 필요가 있다”면서 “포트홀로 인한 차량의 파손 시 사고 사진들을 찍어서 신고하면 절차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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