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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파인더] 4대강 보 개방 탓 물난리?  "홍수와 아무런 관계 없다"

고은경 입력 2020. 08. 06. 12:00 수정 2020. 08. 0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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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감사원 "4대강 애초 홍수 예방 고려 안했다"
문재인 감사원 "4대강 사업 홍수 예방 효과 0원"
대전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지난달 30일 대전 대덕구 인근 금강과 갑천 합류 지점에 물이 불어나 있다. 뉴스1

최근 집중호우로 중부지방을 비롯 전국 곳곳에 침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피해가 잇따르자 온라인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2009년 당시 홍수ㆍ가뭄을 예방한다며 22조원을 들인 4대강 사업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한강ㆍ금강ㆍ영산강ㆍ낙동강 등 4대강에는 대형 보(洑)를 설치해 물을 가둬 가뭄을 예방하고, 하천 바닥은 파내는 작업(준설)을 통해 ‘물그릇’을 키워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논리로 4대강 사업을 밀어붙였다. 당시 발표한 4대강 마스터플랜(아래 한국일보 당시 기사 참고)에도 4대강 사업의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로 기후 변화에 따른 홍수ㆍ가뭄 대비가 언급되어 있다. 홍수 방어를 위해 퇴적토준설(5.7억㎥), 홍수조절지와 강변저류지 설치, 노후제방보강 등의 계획을 수립했다. 그렇다면 실제 4대강 사업은 홍수 예방에 도움이 되고 있을까.


4대강 사업, 홍수 예방에 도움됐나

2009년 6월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4대강 마스터플랜에는 홍수와 가뭄 예방이 주요 목표로 들어가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결론부터 말하자면 4대강 사업 내용 자체가 홍수 방지와는 관계가 없었고, 따라서 홍수 예방 효과도 없다고 볼 수 있다.

4대강 사업이 홍수 예방에 전혀 영향이 없음은 감사원의 두 차례 걸친 감사 결과에서 잘 드러난다.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3년 7월 발표한 감사원의 '4대강 살리기 사업 설계, 시공 일괄입찰 등 주요계약 집행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4대강 본류는) 기획단 및 중간보고 안으로도 홍수·물 부족과 이상기후에 충분히 대처 가능하다고 보고하고도 추가준설을 통해 최소수심 6m를 확보한 점, △보 위치와 준설 등은 추후 운하 추진에 지장이 없도록 계획한다고 보고한 점을 고려할 때 준설·보 설치 계획은 이상 기후와 함께 이후 운하추진을 염두에 두고 마련된 것으로 봤다.

즉 4대강 사업이 진행된 본류 지역은 원래 큰 비가 오더라도 견딜 수 있는 상황인데 운하 추진을 강행하기 위해 굳이 추가로 강 바닥을 파냈다는 얘기다. 김원 건설기술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5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4대강 본류의 경우 홍수 위험이 있는 데가 아니기 때문에 돈을 들여 굳이 준설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감사 결과는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았어도 4대강 본류의 경우 홍수가 날 가능성이 크지 않았고, 애당초 홍수 예방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니었다는 걸 방증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실시된 2018년 7월 감사원의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 실태 점검 및 성과 분석' 감사 결과에서는 4대강 사업이 홍수 피해를 막는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더 확실히 나타난다. 이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의 홍수 피해 예방 가치는 ‘0원’이었다. 2003년 규모의 홍수 피해 발생 확률이 20%인 경우에만 경제성이 있었는데 이 같은 홍수 피해는 50년에 1회 정도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제적 타당성이 충분히 확보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4대강 사업 후 홍수 피해가 줄어든 증거도 없다. 4대강 지역과 비4대강 지역 차이를 분석해도 4대강 지역 홍수 피해액이 통계적으로 줄지 않았다. 그 만큼 비가 적게 내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는 게 당시 감사원 측의 설명이었다. 오히려 한강 지역은 비4대강 지역과 비교하면 시군구 당 연 117억1,000만원의 홍수 피해액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앞으로 기후 변화 상황에 따라 4대강 본류에서 홍수가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현재 홍수 전망을 고려했을 때 홍수 예방 측면에서 4대강 사업의 경제성은 없다고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와 감사원의 지적이다.

한편 최근 물 난리로 피해가 잇따르자 온라인에선 문재인 정부가 4대강 보를 개방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그러나 "4대강 보는 원래 농업용수 제공 등 물을 막아서 담는 기능이고, 수위가 높아지면 오히려 보 문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보 기능 자체가 홍수 예방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4대강 보 문을 열었기 때문에 물난리가 났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얘기다.


4대강 본류에서는 문제 없는데 홍수는 왜 발생하나

2011년 6월 중부지방에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된 22일 경기 여주군 4대강 이포보 현장에서 비가 내리는 중에도 준설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여주=최흥수기자

홍수가 4대강 본류가 아닌 작은 물줄기인 지류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4대강 사업이 홍수 예방에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지적 받는 이유와도 연관되어 있다. 4대강 사업이 강 본류에만 집중하고 실제 물난리가 나는 작은 물줄기인 지류, 즉 지방하천과 소하천의 경우 정비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에 피해가 발생한 금강의 지류인 대전 갑천의 경우 제방을 넘지는 않았지만 거의 한계수위에 다다랐다. 대전시청 한 관계자는 5일 “4대강 사업이 본류 사업 이후 홍수 예방 효과가 없자 2011년 다시 4대강 지류지천 정비사업을 벌였지만 이 역시 본류와 연계된 부분에 한정됐다”며 “이외에 홍수가 빈번한 지방하천이나 소하천의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고 있는 분야였기 때문에 4대강 사업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재은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은 이날 “환경단체들과 전문가들은 4대강 본류 정비 사업에 쓰였던 돈을 실제 홍수가 나는 지방하천, 소하천 정비에 썼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상 기후로 국지성 호우가 늘고 있다는데...

2009년 11월 10일 충남 연기군 금강살리기 제1공구 금남보 건설현장에서 보를 건설하기 위한 물가림막 공사가 한창이다. 연합뉴스

최근 물난리의 원인은 이상 기후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빈번해진 데에 있다. 때문에 예전에는 하천이나 외수 범람으로 인한 침수 피해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하수관거로 집중되어 매년 도시에서 물이 하천으로 빠지지 못하는 내수침수에 의한 피해가 증가하는 추세다.

때문에 △도시의 물 빠짐(투수율)을 높이고 △배수설비인 빗물받이를 제대로 관리하고 △여러 하수구에서 하수를 모아 하수 처리장으로 내려 보내는 하수관거를 정비하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도시는 시간당 50~70㎜의 강수량을 견디도록 설계됐는데 최근에는 100㎜까지 오기 때문에 당연히 피해가 날 수밖에 없다”며 “기후 변화에 맞춰 홍수에 위험한 지역에 대해 우선 순위를 선정해 방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재은 국장은 “예컨대 부산의 경우 집중 호우 때 바다를 매립해 만든 지역까지 홍수가 발생한다”며 “이는 물길이 원래 흘렀던 길을 기억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별로 홍수가 외수 범람에 의한 것인지, 내수 침수에 의한 것인지, 매립에 의한 것인지 그 원인에 따라 이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박서영 데이터분석가 solu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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