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월세 사는 신혼부부 "아이 키울집 가려니 月100만원이 기본"

김주현 기자 2020. 8. 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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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다가온 월세 시대, 빛과 그늘(상)-②

[편집자주] 임대차3법이 월세시대를 앞당겼다. 월세전환을 피할 수 없다면 살고 싶은 월세, 착한 월세를 만들어야 한다. 젊은층의 월세 부담을 대폭 낮추고 싼 월세를 공급 하는 집주인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월세제도를 구조조정해야 한다. 현장은 우려가 앞선다. 월세 제도 설계가 제대로 될지, 당장 월세 전환 압박이 시작되지 않을지, 걱정과 불만이 분출한다. 다가온 월세 시대의 빛과 그늘을 2회로 나눠 진단한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자녀 계획은 포기할까봐요. 월세로 살면서 아이 키우는 게 가능할지…"

결혼 6개월차 신혼부부 A씨(37)는 이번 임대차3법 시행으로 아이 계획을 포기해야할 것 같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A씨 부부는 집안 사정으로 모아놓은 돈 없이 결혼을 했고 서울 구로구에서 월세 50만원짜리 원룸에 살고 있다. 부부 합산 월급은 300만원이 좀 넘고, 2년 동안 알뜰하게 돈을 모아 대출을 끼고 전세를 얻을 계획이었다.

A씨는 "지금은 3000만원만 모으면 전세대출을 받아 최대 3억원 정도의 전세집을 구할 수 있다"며 "이렇게 해도 이자는 한 달에 50만원 정도"라고 했다.

이어 "현재 월세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집을 얻으려면 최소 월 100만원은 생각해야 한다"며 "전세가 희망이었는데 이게 사라질지도 모른다니까 불안감이 크다"고 호소했다.

신혼부부 10명 중 3명이 전세…전세제도 사라지면 직격탄

5일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신혼부부의 31.6%가 전세집에 살고 있다. 자가 점유율은 49.3%로 2018년 보다 1.4%p 줄어들었다. 월세를 주고 살고 있는 신혼부부 비율은 15%에 불과하다.

신혼부부가 전세를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목돈이 없는 상황에서 주거비용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이 전세기 때문이다.

특히 신혼부부는 합산 소득 등 기준을 충족할 경우 1~2%대 이율로 최대 90%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율이 좋다보니 목돈이 없더라도 대출을 받아 전세집을 마련하는게 가능했다.

그러나 임대차법 통과 이후 전세 매물이 모습을 감췄다. 지난달 31일 시행된 임대차2법(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전월세 2년 계약 뒤 2년을 더 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임대료 상승률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가 골자다.

역대급 저금리에 보유세 개편, 임대차법까지 겹치면서 임대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고자 하는 경우가 늘었고 전세 매물이 줄면서 호가가 치솟았다. 전세를 구하던 예비·신혼부부들은 웃돈을 주고 귀한 전세 매물을 계약하거나 월세 전환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올 연말 결혼을 앞둔 30대 직장인 B씨는 "예비신랑과 모은 돈 1억5000만원에 대출을 더해서 노원구쪽 전세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한 두달 사이에 전세가 1억원이 올랐다"며 "앞으로 전세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니 울며겨자먹기로 계약을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쫓겨날까, 월세 전환할까 두렵다"…반전세로 바뀌면 부담금 두 배로 ↑

전세로 신혼집을 마련한 세입자 부부들도 걱정은 마찬가지다. 계약갱신청구권이 보장되긴 하지만 임대인의 가족이 실거주를 한다면 집을 비워줘야 하고 혹여나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한다면 월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구로구 항동지구에 전세로 신혼집을 마련한 C씨(32)는 "1년 전 전세가 2억8000만원으로 들어왔는데 올해 이사온 옆집은 전세가가 4억원이 됐다"며 "전세가를 올리지 못하니 실거주를 이유로 쫓겨날까봐 불안에 떨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2억원을 대출받으면서 월 이자로 22만원을 내고 있는데 만약 월세로 전환된다면 이자보다 월세가 훨씬 높아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때 적용하는 전월세전환율은 4%다. 현행법에 따라 '기준금리+3.5%'로 정해져있다. 전세보증금 2억8000만원 집에 사는 C씨의 경우 보증금 1억5000만원에 월세를 받는 반전세로 전환하면 월세로 약 43만3000원을 내야한다. 보증금을 5000만원으로 내리면 월세는 76만7000원으로 뛴다. 대출이자보다 월 부담금이 약 2~3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2018년 12월 결혼한 D씨(35)는 "당시 부모님께 도움을 받고 은행 대출까지 더해 반포에서 8억5000만원짜리 전세집을 구했다"며 "지금 이 곳 전세가 10억~12억원을 오가고 있고 매매가는 20억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대차법이 장기적으로 좋을지는 몰라도 당장은 전세 가격이 급등하거나 월세 전환이 될까 두렵다"며 "이전에도 내집 마련은 먼 미래로 생각하긴 했지만 아파트 매매를 기대하느니 땅을 사서 집을 짓는 편이 낫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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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기자 naro@.,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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