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 덮친 토사 치워도 치워도 끝없어..충북선 철도 복구 막막

글·사진 이삭 기자 2020. 8. 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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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6일 오전 충북 충주시 산척면 삼탄역. 하루 평균 10여명이 이용했던 작은 간이역의 대합실은 불이 꺼진 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철도에는 기차 대신 중장비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었다. 삼탄역은 지난 1~2일 집중오후로 역 기능을 대부분 상실했다. 천등산(807m)에서 떠밀려 내려온 토사와 자갈, 나무, 물 등이 이곳을 덮쳤기 때문이다.

변영관 삼탄역 부역장(53)은 “지난 2일 새벽 4시쯤 천등산에서 떠내려온 부유물 등으로 배수로가 막히면서 20~30분 만에 철로 6개가 모두 침수됐다”며 “철로를 덮친 토사와 물은 삽시간에 대합실까지 밀려들어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6일 오후 집중호우로 토사가 덮친 충북 충주시 산척면 삼탄역에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복구작업이 시작된 지 나흘이 지났지만 삼탄역에는 수마가 할퀸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지반이 급류에 휩쓸리면서 일부 철로 밑은 낭떠러지가 됐다. 산에서 내려오는 빗물 등을 빼주는 배수로가 있던 곳은 ‘콸콸’ 소리를 내며 흙탕물이 흘렀다. 철로 곳곳에는 황톳빛 토사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6일 오후 집중호우로 토사 등으로 뒤덮인 충북 충주시 산척면 삼탄역 대합실 앞 철도 모습.

하루 30여명의 인력과 장비 등이 투입돼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더디기만 하다. 피해 범위가 워낙 광범위한 데다 철도 관련 시설들이 대부분 파손됐기 때문이다. 이번 비로 충북선 충주 동량역~제천 봉양역 구간 22.3㎞가 피해를 입으면서 충주~제천 구간을 오가는 기차는 멈춰선 상태다. 시설 피해는 20곳으로 확인됐다. 삼탄역~공전역 40m 구간은 토사가 유입되거나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삼탄역 300m 구간도 침수됐다. 노반 유실이 10곳으로 가장 많고, 토사 유입도 6곳이나 된다. 철도가 끊긴 곳도 있다. 복구가 완료된 곳은 20곳 중 1곳이 전부다,

집중호우로 충북 충주시 산척면 삼탄역 인근 철도 노반이 유실돼 앙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레일 측은 다음달 초 임시복구를 마친 뒤 충북선 충주~제천 구간의 운행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장맛비는 이마저도 힘들게 하고 있다. 해당 구간을 원상복구하는 데는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변 부역장은 “복구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계속되는 비에 제대로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또 원상복구를 하기 위해선 철도 노선을 다시 설계하는 등의 작업이 필요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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