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애 폭로에 놀란 법조계 "윤석열호 토사구팽, 공적 됐다"
한상혁(59·사법연수원 30기) 방송통신위원장이 MBC의 채널A 강요미수 사건 보도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전면 반박하자 권경애(55·33기) 변호사가 추가 폭로에 나섰다. 한 위원장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서 “꼭 쫓아내야 한다. 나쁜 놈이다”라고 했다는 당시 통화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당시 통화 내용에 대해 ‘윤석열호 검찰’이 정권 출범의 공신에서 공적으로 '전락'한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정권 관련 수사를 이어간 점 등이 그 이유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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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애, 통화 추가 폭로
지난 5일 권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서 MBC의 채널A 의혹 보도 전 누군가로부터 ‘한동훈은 반드시 내쫓을 거고 그에 대한 보도가 곧 나갈 거니 제발 페북을 그만두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통화 당사자로 한 위원장이 지목됐고, 한 위원장은 6일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전면 반박했다.
그러자 권 변호사는 추가 폭로 글을 올렸다. 지난 3월31일 MBC 보도 이후 오후 9시께 한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그 내용을 밝힌 것이다. 권 변호사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윤 총장과 한 검사장에 대해 “꼭 쫓아내야 한다. 나쁜 놈이다”라고 했다.
권 변호사는 “한 위원장이 왜 3월31일 MBC가 ‘A 검사장’으로만 보도했음에도 한동훈의 이름 등을 언급했는지 의문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며 “권언유착의 가능성을 여전히 의심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다만 전날 보도 직전에 전화를 받았다고 글을 올린 데 대해서는 “전화 받은 시간은 오후 9시경이 맞다. 시간을 둘러싼 기억에 오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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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으로 전락” 반응
법조계에서는 권 변호사의 추가 폭로를 두고 여러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폭탄이 터졌다’는 반응이 주된 가운데 윤 총장과 휘하 검사들에 대한 정권의 시각이 이렇게까지 뒤바뀔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조 전 장관의 가족 비리 및 사모펀드 등 의혹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그 원인으로 거론된다. 지청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전 정권 적폐 수사 등에 있어서 유용한 도구로 여겨졌던 검찰이 현 정권 관련 수사를 진행하자 토사구팽하려 한다”며 “현 정권 실세들이 검찰에 대해 공통으로 갖고 있는 정서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도 “지난 1월 검찰 인사로 윤 총장의 손과 발을 잘랐음에도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정권이 윤 총장을 더욱더 압박하려 한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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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언유착’ 정황 의심도
검찰 내부에서는 ‘권언유착’의 실체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 차장검사는 “권 변호사의 폭로로 인해 채널A 의혹보다 훨씬 더 의심스러운 권언유착 정황이 나왔다”며 “진실을 가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의 발언 내용 자체가 공인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부장검사는 “공인이라면 사석에서라도 해서는 안 될 말을 한 것”이라며 “방송을 관장하는 기관장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나운채·김수민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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